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7편. 샤이어의 호빗들 (1편) -

로벨리아 색빌-배긴스

(Lobelia Sackville-Baggins)

※ 씨앗판 번역 이름 : 자룻골골목쟁이네 로벨리아

    빌보에게는 사촌의 아내입니다. 제 3시대 2918 년에 태어난 로벨리아는 브레이스거들(조임띠네) 가문의 호빗이었는데, 빌보의 사촌 오소(Otho)와 결혼했죠. 오소는 로벨리아보다 여덟 살 연상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심술궂게 생긴 늙은 호빗 부부가 빌보의 생일잔치가 나타나서 빌보가 프로도와 함께 천막 뒤로 숨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여자 호빗이 바로 로벨리아고, 남자 호빗이 오소였습니다. 간달프가 빌보를 찾아왔을 때, 갑자기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리면서 "안에 계신 거 다 안다고요!"라고 소리를 지른 여자 호빗도 로벨리아였어요.

    색빌-배긴스 부부가 왜 이리도 빌보의 백엔드를 손에 넣고 싶어 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남편 오소는 남파딩(Southfarthing)에서 연초를 재배하는 농장을 경영하고 있었는데, 백엔드를 갖고 싶었던 것은 오소 자신이 배긴스 가문의 가장 윗사람이 되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어머니 카멜리아 색빌(Camellia Sackville)에서 '색빌'을 따와 '색빌-배긴스'라는 이름을 새로 만든 오소는 2941년 빌보가 갑작스럽게 백엔드를 떠나 1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자 마침내 자신의 가족에게 기회가 찾아왔다고 여겼습니다. 로벨리아와 오소는 빌보가 돌아왔을 때 백엔드의 여러 방들의 치수를 재고 있었다고 해요. 빌보의 '귀환'은 색빌-배긴스 부부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과도 같았을 겁니다.

    로벨리아와 오소는 2989년 경에 빌보가 브랜디홀에서 살던 프로도를 양자로 들여 백엔드에서 살게 했을 때에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두 부부는 3001년 빌보의 생일잔치에도 초대를 받았는데, 마음 같아서는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황금빛 잉크로 적힌 초대장의 휘황찬란한 모습에 넉이 나가 잔치에 참여했다는군요. 하지만 차라리 참여하지 않는 게 좋았을 뻔 했습니다. 어차피 빌보의 결정은 미리 내려져 있었겠으나, 색빌-배긴스 부부가 프로도가 백엔드를 상속받게 되었다는 말을 하는 빌보의 모습을 직접 바라보면서 느꼈을 상실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컸을 테니 말이죠. 그러나 두 부부는 죽기 전에는 백엔드를 손에 꼭 넣고야 말겠다는 대단한 의지로 계속 욕심을 키워갔습니다. 그렇게 17년이 흐르고, 호빗들은 프로도가 크릭홀로우로 이사를 가는 대신 백엔드를 팔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는데, 백엔드를 헐값에 산 이는 다름 아닌 로벨리아였습니다. 이 충격적인 소식에 호빗들은 온갖 추측을 했지만 프로도의 진의는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색빌-배긴스 가문에게는 안타까운 일인데, 로벨리아가 백엔드를 손에 넣기 6년 전인 3012년에 오소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신 로벨리아는 외동아들인 로소(Lotho)와 함께 백엔드의 주인 노릇을 했습니다. 하지만 로벨리아의 꿈은 오래 가지 못했어요. 1년도 안 되서 '샤르키'라는 정체 모를 우두머리가 샤이어를 점령했고, 로벨리아는 백엔드에서 쫓겨나 락홀스(Lockholes)라는 곳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만히 있었으면 그런 꼴을 안 당했겠지만 로벨리아는 자신의 우산으로 샤르키의 부하들을 위협했고 죄목이 추가됐습니다. 로벨리아는 3019년 11월 4일에 락홀스에 도착한 프로도가 풀어줄 때까지 감옥 안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들 로소가 그리마 웜통에게 살해됐다는 소식을 들은 로벨리아는 프로도에게 백엔드를 다시 내주고 자신의 고향인 하드보틀(Hardbottle)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3020년의 봄에 세상을 떠났는데, 자신의 재산을 반지 전쟁 중에 집을 잃은 호빗들에게 나눠달라는 유산을 남겼다고 합니다.

로소 색빌-배긴스

(Lotho Sackville-Baggins)

※ 씨앗판 번역 이름 : 자룻골골목쟁이네 로소

    로벨리아와 오소 사이에서 2964년에 태어난 로소는 소설에서 욕에 눈이 먼 나쁜 호빗으로 그려졌습니다. 3012년에 오소가 세상을 떠났을 때, 로소는 남파딩에 있는 아버지의 연초 농장을 물려받았어요. 하지만 농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만족하지 않아 샤이어 바깥으로 연초를 파는데 주력했는데, 놀랍게도 로소의 주요 고객은 바로 사루만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사루만이 간달프를 책망하며 연초를 너무 많이 피워 머리가 둔해졌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죠. 간달프가 조언을 구하기 위해 아이센가드를 찾았을 때 말입니다. 하지만 사루만은 간달프에게 연초를 배웠고, 오래 전부터 간달프가 샤이어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어왔었습니다.

    로소는 자신의 고객이 사루만이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겁니다. 아마 '사루만'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을 것이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별 신경을 쓰지 않았을 거예요. 로소의 관심은 오로지 돈이었기 때문이죠. 로소는 사루만의 하수인들에게 계속 연초와 다른 물건을 팔았을 뿐만 아니라 정보를 모아서 주기도 했습니다. 로소와 몇몇 호빗들은 사루만의 꼬임에 넘어가 돈을 받는 대가로 샤이어의 땅과 호빗 주민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팔아넘겼습니다. 이렇게 돈을 긁어 모은 로소는 더 많은 연초 농장과 여관, 엿기름 저장고, 그리고 호비튼(호빗골)의 유서 깊은 '올드 밀(Old Mill)'을 포함한 방앗간을 모두 사들였어요. 3018 년 9월에는 어머니 로벨리아와 함께 백엔드로 갔습니다. 그러더니 올드 밀을 부수고 벽돌 건물 하나를 지었죠.

    3018 년의 가을에는 너무 많은 연초와 물건들을 샤이어 밖으로 팔아치웠기 때문에 그 해 겨울에 샤이어에서는 재고품 부족으로 난리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외부인들이 들어와서 보부상들의 물건을 빼앗고, 나무를 베어 이상한 집을 짓는 일이 일었죠. 윌 휫풋 시장은 그 악한들에게 저항하다가 미첼 델빙(큰말)에 있는 락홀스 감옥에 갇혔습니다. 3019년이 시작되고 얼마 안 있어서 로소는 스스로를 '최고 보안관(Cheif Shirriff)'이라고 부르며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로소는 보안관의 수를 늘려서 법을 어기는 호빗은 죄다 락홀스에 가둬버렸습니다. 맥주와 연초는 '샤르키'라는 우두머리를 따르는 악한들에게 다 돌아갔고, 샤이어의 여관들은 문을 닫았죠.

    로소는 처음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샤이어를 주무르다시피 했었지만 차츰 악한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도무지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그러더니 3019년 9월 22일에 악한들의 진짜 우두머리인 사루만이 도착했죠. 사루만은 백엔드로 들어가서 우두머리 노릇을 했으며, 샤이어의 상황은 갈수록 안 좋아졌습니다. 악한들은 제멋대로 가옥을 파괴하고, 나무를 쓰러뜨리고, 농장을 불태웠어요. 사루만이 아이센가드 주변의 나무들을 마구 베어내도록 했던 것과 비슷하게 말이죠. 사루만의 주도로 여러 공장들이 들어섰고, 샤이어의 워터 강(The Water)은 심각하게 오염됐습니다.

    프로도와 동료들이 샤이어에 돌아온 뒤 3019년 11월 3일 강변마을 전투(Battle of Bywater)에서 악한들을 무찌르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도는 로소가 살아 있었으면 했지만 로소가 사루만의 하수인들에게 속아 통제불능 상태에서 어쩔 줄 몰라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죠. 그리고 로소는 사실 자고 있다가 사루만의 하수인인 그리마 웜통의 칼에 찔려 죽었습니다. 사루만이 시킨 것이었죠. 사루만은 그리마가 최근에 배가 고파 있었기 때문에 로소를 제대로 매장이나 했는지 모르겠다며 은근슬쩍 '식인'의 뉘앙스를 내비췄습니다만 진실을 확인하기도 전에 그리마가 사루만을 죽였고 누군가가 그리마에게 활을 쏴서 그리마도 죽어버렸습니다.

작성 : 드라소스​

(Drasos, Elf Champion, Silverl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