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편. 아라고른 (1부) >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출처(작성자) : 드라소스

작성일 : 14-02-17 11:53 / 조회 : 6,355

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13편. 아라고른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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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13편. 아라고른(Aragorn, Strider) -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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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고른

(Aragorn)

 

 

 

    요정군주 엘론드에게 '에스텔(Estel)', 즉 '희망'이라 불렸던 남자. '성큼걸이(Strider)'라는 이름으로 중간계의 여러 민족을 지켜주며 황야에서의 척박한 삶을 기꺼이 참아온 남자. 반지의 사자(Ring-bearer) 프로도 배긴스가 운명산(Mount Doom)에 도착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무렵, 적의 하수인들과 싸우며 사우론에게 자신을 이실두르(Isildur)의 후계자라고 밝힌 남자. 사우론의 패배 이후 곤도르와 아르노르(Arnor) 왕국을 하나로 합쳐 통치하며 중간계에 다시 한 번 평화와 번영을 선물한 남자. 톨킨의 중간계 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군주 중에서 단연 가장 오래도록 기억되고 가장 높이 평가받은 남자. 바로 아라고른입니다. 

 

    아라고른은 이실두르의 직계후손입니다. 이실두르는 누메노르(Numenor)인의 위대한 왕인 엘렌딜(Elendil)의 장남이지요. 영화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의 첫 인트로 부분을 보면 요정-인간 연합과 사우론의 군대가 운명산의 비탈에서 사투를 펼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전투에서 엘렌딜은 요정의 왕(놀도르 일족의 왕)인 중 한 명인 길-갈라드(Gil-Galad)과 함께 용감히 나서 사우론과 맞섰습니다만 두 지도자 모두 사우론의 강력한 힘을 감당하지 못한 채 전사하고 맙니다. 다행이도 둘의 용맹함에 사우론의 육신은 지칠 수밖에 없었고, 엘렌딜의 아들 이실두르가 칼을 휘둘러 사우론의 손가락을 잘라 절대반지를 손에 넣으면서 운명산 전투가 끝나게 됐지요.


    이후 이실두르가 어떻게 됐는지는 영화에서 간략하게나마 인트로로 소개한 부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반지는 어딘가로 사라졌고, 누메노르의 후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약한 인간과 다를 바 없게 됐지요. 이실두르 왕가의 후손들은 제 3시대 861년에 아르노르(Arnor) 왕국이 세 개의 왕국으로 나뉘기 전까지 왕위를 물려받았습니다. 이후 왕위는 아르세다인(Arthedain) 왕국에서 계속 이어졌죠. 여러분이 LOTRO에서 볼 수 있는 포르노스트(Fornost)와 안누미나스(Annuminas)는 한때 아르세다인 왕국의 정치적 중심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포르노스트와 안누미나스는 모두 폐허가 되어버렸는데, 엄청난 전염병과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이후의 왕위는 잠정적으로 두나단(복수형은 '두네다인')의 지도자들이 이어가게 됐습니다. 아르세다인의 마지막 왕은 아르베두이(Arvedui)인데, 여러분이 포로헬의 북서쪽에 위치한 좌초된 선박에서 볼 수 있는 망령이기도 합니다. 아르베두이는 곤도르의 왕 온도헤르(Ondoher)의 딸인 피리엘(Firiel)과 결혼했는데, 온도헤르가 이실두르의 동생 아나리온(Anarion, 엘렌딜의 차남)의 후손이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아라고른은 곤도르 왕가의 후손이기도 합니다.


    아라고른은 제 3시대 2931년 3월 1일에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매우 기구한 삶을 살 운명이었나 봅니다. 두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 아라소른 2세(Arathorn Ⅱ)가 오르크들에게 살해당했는데, 대체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 갓난 아이가 제 16대 두나단 지도자가 된 것이었죠. 아직도 젖을 찾는 어린 아라고른을 데리고 어머니 길라엔(Gilraen)은 엘론드의 저택이 있는 리븐델(Rivendell)로 들어갔습니다. 엘론드는 사연을 듣고 나더니 아라고른을 자신의 수양아들로 삼아 '에스텔(Estel)'이라 이름하였습니다. '희망'이라는 뜻입니다. 아라고른은 2951년까지, 즉 스무 살이 되던 해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의 진짜 이름과 가문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 해에 엘론드는 아라고른이 충분히 장성했다고 생각했는지 이실두르 왕가에게 전해지는 두 개의 가보를 아라고른에게 전해줬습니다. 아라고른이 영화에서 몸에 지니고 있는 반지와 검, 즉 바라히르의 반지(Ring of Barahir)와 나르실의 파편(The Shards of Narsil)입니다.


  나르실의 파편은 워낙 유명하니 차치하고, 바라히르의 반지에 대해 알려드려야겠군요. 이실두의 가문의 가보이자 요정과 인간의 우정을 상징하는 바라히르의 반지는 간달프나 갈라드리엘의 반지와는 달리 별다른 힘이 깃들여 있지 않습니다. 대신 가보 그 자체로 엄청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요. 이 반지는 중간계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불사의 땅(The Undying Lands)에서 솜씨 좋은 요정 놀도르(Noldor)들이 만든 것이라고 전해집니다. 톨킨의 신화집인 『실마릴리온』에는 바라히르의 반지에 대해 이렇게 묘사한 구절이 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에서 그리마 웜통은 사루만에게 아라고른의 반지를 묘사할 때 이 구절을 비슷하게 따라하는 걸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반지는 두 마리의 쌍둥이 뱀과 같아. 두 뱀의 눈은 에메랄드이며, 두 머리는 황금빛 화환 밑으로 모여 있다. 한 마리는 화환을 받치고 있고, 다른 한 마리는 화환을 게걸스럽게 삼키고 있다. 이 반지는 피나르핀(Finarfin)과 그 가문의 휘장이니라."


    아마 『실마릴리온』을 읽은 분들에게 '바라히르'라는 이름은 사뭇 각별할 겁니다. 영화에서 아라고른이 '베렌(Beren)과 루시엔(Luthien)'을 언급한 장면을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프로도 일행을 데리고 바람마루(웨더톱)으로 가던 아라고른은 일행을 재워놓고 홀로 쓸쓸하게 불침번을 서면서 베렌과 루시엔에 대한 노래를 부릅니다. 이때 프로도가 노래를 듣고 일어나 "그 여인은 누굽니까?"라고 물어보고요. 베렌은 필멸의 인간이고, 루시엔은 불사의 요정이었습니다. 둘의 사랑 이야기는 생사를 초월한, 혹은 종족을 초월한 이야기이고, 톨킨 자신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이야기였지요. 톨킨은 자신을 베렌으로, 아내를 루시엔으로 불러주길 바랐으며, 묘비에 그렇게 적어달라고 유언을 남길 정도였습니다. 그 베렌의 아버지가 바로 바라히르입니다. 따라서 아라고른이 바라히르의 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필멸의 아라고른과 불사의 아르웬의 사랑 이야기와 곧장 연결이 되지요. 이 반지는 아르세다인 왕국이 멸망하고 난 후 아르베두이가 (여러분이 포로헬에서 만난 것처럼) 그곳에서 최후를 맞이하기 전에 북부의 설인들에게 전해줬습니다. 하지만 두나단의 지도자들이 설인들에게서 반지를 빼앗은 뒤, 제 3시대 1976년에 리벤델의 엘론드에게 안전하게 지켜달라며 맡겼습니다. 그걸 아라고른이 갖게 된 것이지요.


    엘론드에게서 소중한 가보를 얻은 다음 날, 아라고른은 로스로리엔에서 돌아온 아르웬을 처음으로 만나게 됩니다. 아라고른은 전설 속에서나 듣던 요정 여인 루시엔을 곧장 회상하게 됐고, 아르웬을 보자마자 "티누비엘(Tinuviel)"이라고 불렀다고 하네요. 루시엔의 진짜 이름이 '루시엔 티누비엘'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르웬의 본명은 '아르웬 운도미엘'입니다.) 아라고른은 아르웬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엘론드는 아르웬에게 주의를 줬어요. 물론 아라고른이 자신의 듬직한 수양아들이자 두나단의 미래를 책임질 역사적 인물임은 분명했지만 언젠가 아라고른도 베렌처럼 죽을 것이고 아르웬은 루시엔처럼 모든 것이 떠나고 난 후 필멸의 것들을 추억하며 쓸쓸하게 살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엘론드가 아라고른을 절절하게 설득해서 아르웬을 포기시키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톨킨의 묘사는 다릅니다. 물론 아르웬이 어떤 존재이며, 요정은 또한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진정 아라고른이 쫓아야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를 엘론드가 설명해주는 장면은 있습니다만 둘은 정겹게 헤어집니다. 아라고른은 그렇게 리벤델을 떠나서 중간계 전역을 돌아다니며 지식과 경험을 쌓고, 수많은 위험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라고른이 직접 답사한 곳을 여러분이 LOTRO의 지도로 본다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겁니다. 동쪽으로는 저 먼 룬(Rhun) 지방까지, 남쪽으로는 해적선이 출몰하는 하라드(Harad)까지 갔으며, 딤릴 성문(Dimrill Gate)를 통해서 모리아를 지나가기도 했고, 심지어는 모르도르의 변경을 탐험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사우론의 계획을 알아보려는 젊은 두나단의 용맹한 모험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다가 제 3시대 2956년, 즉 25세가 되던 해에 마법사 회색의 간달프를 만나 친분을 쌓게 되었으며, 가끔은 둘이 함께 여행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죠. 아라고른은 여러 왕국에서 군주를 섬기면서 그곳의 사정을 파악하고 그 왕국이 적과 맞서 싸우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그리마 웜통의 사악한 의술과 사루만의 악랄한 수법 때문에 거의 반쯤 죽은 노인으로 처음 등장했던 세오덴의 부왕은 셍겔(Thengel)이었습니다. 아라고른이 바로 셍겔을 섬겼지요. 여러분은 이성을 잃은 채 아들 파라미르(Faramir)와 자신을 산 채로 화장시키려고 했던 데네소르 2세(Denethor Ⅱ)를 기억하실 겁니다. 데네소르 2세의 아버지는 엑셀리온 2세(Ecthelion Ⅱ)였는데, 아라고른은 엑셀리온 2세의 치세에 곤도르의 대장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있었는데, 많은 이들이 아라고른을 '소롱길(Thorongil)', 즉 "별의 독수리(Eagle of the Star)"라 불렀다고 합니다. 아라고른의 걸음걸이가 워낙 빠른 데다가 시야가 워낙 예리했으며, 은색 별이 달린 옷을 입었기 때문이에요. 아라고른은 엑셀리온 2세에게 사루만을 믿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고, 직접 군대를 이끌고 나가서 움바르(Umbar)의 해적선들을 격침시키기도 했습니다. 엑셀리온 2세는 '소롱길'이라는 정체불명의 신비한 대장을 자신의 아들인 데네소르 2세보다 훨씬 좋아했지만 아라고른은 자신이 곤도르 왕국에 왔을 때처럼 돌연 사라져버렸습니다.






작성 : 드라소스

(Drasos, Champion, Silverlode)

"May it be a light for you in dark places, when all other lights go out."
- Lady Galadriel -

DRASOS, Rhymes of Lore, Arkenstone, Elf, Champion, Lv 88.
LAEDAL, Rhymes of Lore, Arkenstone, Man, Lore-master, Lv 78.
반지온 식구, 톨킨연구가, 라이트유저, 취미 번역

▶ 번역 완료
영웅담 인트로, 1부, 2부, 2부 에필로그, 3부 1~9권
샤이어, 에레드 루인 지역 퀘스트 (LOTRO-KOREAN 사이트에 게재)
Spring Festival, Farmer's Faire, Yule Festival 축제 가이드
Helm's Deep Update, World Transfer, Update 17&18 등 오피셜
베오르닝 전문화 특성&스킬
레이드를 위한 종합 가이드
각종 릴리즈 노트 및 개발자 일지

▷ 현재 진행 중
1. 영웅담 3부 6~9권 스크린샷 작업 및 게시물 업그레이드
2. 브리땅 지역퀘스트 번역 및 스크린샷 작업
3.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연재
4. LOTRO-KOREAN 위키 사이트 구축 (중단 상태)

junjihyun님의 댓글

junjihy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하~ 너무재밌어요 !! 소설책 보는 것같아요. 예전 학교 도서관에서 '실마릴리온'을 빌려서 보는데.........OTL  '만웨'가 어쩌고 저쩌고...... 무슨 역사책같고 모르는 이름 지명 따위가 많아서 정말 지루했었거든요.. 그래도 의지로 책 한권을 다 읽었고..... 남는 건 '만웨'와 정신적 고통만이........ ㅎㅎ  2부를 마져 읽어야겠어요.. 즐겁게 읽었고 잘 읽겠습니다.~

드라소스님의 댓글

드라소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저도 실마릴리온은 별로 재미가 없었어요. 그래도 나름 읽어보려고 영문판까지 구비해놓긴 했는데, 일일이 번역하면서 읽기에는 아무래도 영어실력이 모자랍니다 ㅠㅠ ㅎㅎ 즐겁게 읽어주셨다니 저도 기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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