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편. 엘론드 (1부) >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출처(작성자) : 드라소스

작성일 : 15-11-29 16:43 / 조회 : 5,272

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23편. 엘론드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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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23편. 엘론드(Elro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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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드

(Elrond)


- 1부 : 동족상잔의 비극과 쌍둥이 형제 -

 

 

    <반지의 제왕>과 <호빗>의 원작자이자 언어학자인 톨킨은 끝내 자신의 모든 신화가 담겨 있는 정리본의 출판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버비가 남긴 엄청난 분량의 글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책으로 낸 이는 아들 크리스토퍼였죠. 그 책의 이름이 바로 <실마릴리온>입니다. 이 책은 1977년에 영국에서 처음 찍어냈고, 이후 서구의 판타지 팬들에게는 진정한 고전 중의 고전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한 인간이 어떻게 한 세상을 창조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양이 많죠. 우리나라에도 저처럼 소위 '톨키니스트'를 자칭하며 톨킨의 여러 책을 구비하고 영화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실마릴리온>은 가히 넘사벽(?)이라 할 만큼 생소하고 어렵습니다. 인물들이 보통 많이 나오는 게 아니거든요. 이름 외우기가 쉬운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더욱 놀라운 건 크리스토퍼가 아버지의 유작과 메모, 편지 등을 모두 모아 그의 신화 세계가 어떻게 발달해왔는지 그 변천 과정을 쭉 정리해 10여 권이 넘는 시리즈를 냈다는 겁니다. 아마 아들이 아버지의 최고 전문가가 아니었을까 싶군요.

 

    이 글부터 몇 편 정도는 엘론드(Elrond)를 연재할 생각입니다. 소설을 읽었든 영화를 봤든 LOTRO를 즐기든 이 현명한 반(半)요정 엘론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그런데 대체로 알려져 있는 엘론드의 모습은 그가 살아온 장구한 세월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불사의 삶을 택했지만 중간계(가운데땅)로 와서 끊임없이 사우론을 경계하고, 여러 종족과 민족, 그리고 마법사들에게 조언자 역할을 한 이 요정에 대해 알아보려면 어쩔 수 없이 '넘사벽' <실마릴리온>을 펼쳐봐야 합니다. 그리고 엘론드가 톨킨의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시기를 살펴보면, 놀랍게도 이 요정 현자가 어린 시절 죽을 운명이었다는 걸 알게 되죠. 만약 그랬다면 중간계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보기도 어렵습니다. 엘론드가 어떻게 중간계의 현자가 되었는지 알아보기 전에 좀 긴 역사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요정이 요정을 죽이는 일이 톨킨의 신화 속에 무려 세 번이나 등장한다면 믿겨지시나요? 신화의 절대자 에루(Eru)가 창조하여 그 이름이 '맏이(The Firstborn)'라 일컬어졌던, 아름답고 현명하며 불사의 삶을 사는 요정이라고 해도 그들의 역사가 항상 평화롭거나 영예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동족 상잔(kinslaying)의 비극들은 '실마릴'이라는 역사상 최고의 보석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제목 <실마릴리온>도 이 보석에서 따온 것이죠. 원래 이 보석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아무도 원리를 모르는 신비의 인공물로 그 제작자의 이름은 페아노르(Feanor)입니다. 그는 톨킨 신화에 등장하는 가장 이름 높은 요정 중 한 명입니다. 기골이 장대하고 단호한 성격에다 지도자의 기품을 지니고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최고의 손기술을 지니고 있었어요. 그런데 페아노르는 사우론이 주인으로 섬겼었던 멜코르(Melkor), 즉 모르고스(Morgoth)에게 실마릴을 빼앗기고 맙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페아노르의 아버지이자 모든 놀도르(Noldor) 요정들의 왕인 핀웨(Finwe)까지 죽죠. 멜코르는 실마리를 가지고 중간계로 가서는 자신의 왕관에 실마리를 박습니다.

 

    진노한 페아노르는 어떻게든 실마릴을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페아노르의 맹세'라 불리는 끔찍한 맹약을 합니다.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실마릴을 숨기는 자들은 죽여버린다는 무시무시한 선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서쪽의 불사의 땅에 살던 놀도르 요정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페아노르를 따르는 소수파와 페아노르의 이복동생 핑골핀(Fingolfin)을 왕으로 섬기는 다수파. 하지만 이들은 모두 함께 중간계로 갔습니다. 다수파가 소수파와 찢어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죠. 핑골핀은 페아노르의 맹약을 따르는 걸 꺼려했지만 어쩔 수 없이 이복동생 피나르핀(Finarfin)과 함께 백성들을 이끌고 중간계로 갔습니다. 이 다수파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갈라드리엘이 있습니다. 갈라드리엘은 피나르핀의 딸입니다. 아직 엘론드는 태어나지도 않은 때이니, 갈라드리엘이 얼마나 연장자인지 대충 감을 잡아볼 수 있죠.

 

    세 차례의 동족상잔의 비극을 모두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엘론드는 그 중 마지막 동족상잔이 일어날 때 꼬마 요정이었어요. 그의 정확한 출생년도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톨킨의 기록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충 제 1시대 532년 즈음으로 추정됩니다. 마지막 동족상잔은 제 1시대 538년에 일어났죠. 당시 엘론드는 여섯 살 밖에 안 된 어린 요정. 그에게는 쌍둥이 형제인 엘로스(Elros)가 곁에 있었습니다. 엘론드의 아버지는 '항해사(The Mariner)'라는 별명을 가진 반(半)요정 에아렌딜(Earendil)입니다. 혹시 이 장면 기억하시는지 모르겠군요. 영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프로도는 골룸의 술수에 넘어가 쉴롭의 동굴에서 끔찍한 경험을 합니다. 동굴의 어둠을 밝히기 위해 프로도는 갈라드리엘이 선물한 '에아렌딜의 빛(The Light of Earendil)'을 꺼내들죠. 바로 그 에아렌딜입니다. 그는 신화 속 최고의 배 '빙길롯(거품꽃)'을 건조해서 세상 곳곳을 모험한 유명한 요정이에요. 반면 어머니 엘윙(Elwing)은 남편이 전설적인 항해를 하는 내내 뭍에서 슬픔에 잠겨 있었지요. 이 엘윙이 중요합니다. 그녀는 바로 실마릴을 갖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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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tonos가 그린 <엘론드와 엘로스>


갑옷 입은 왼쪽의 두 요정이 페아노르의 아들 마이드로스와 마글로르,

그리고 오른쪽의 두 꼬마 요정이 엘론드와 엘로스입니다.

 

 

    엘론드와 엘로스가 6살 무렵,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페아노르의 아들인 마이드로스는 엘윙이 실마릴을 갖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처음에는 앞선 두 차례의 동족상잔을 떠올리며 고민만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맹약을 지키지 못한 아들이 될 수는 없었기에 제 1시대 538년 군대를 일으켜 시리온(Sirion)을 공격, 대부분의 요정들을 몰살하고 엘론드와 엘로스를 포로로 잡았습니다. 물론 대단한 전공을 올렸지만 문제는 그럼에도 실마릴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죠. 엘윙은 실마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품에 안고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모두가 엘윙의 죽음을 기정사실화했고요.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 높은 존재(울모)가 그녀를 새로 만들어 남편 에아렌딜을 찾아가게 한 것이에요. 부부는 그렇게 한 바다 위에서 재회하고는 중간계가 아닌 요정들의 땅 발리노르로 돌아가 높은 존재인 발라들을 설득했습니다. 모르고스와의 긴 싸움을 끝내달라는 것이었어요. 모든 일의 장본인인 그를 없애야 했습니다. 그렇게 최고의 전쟁 '분노의 전쟁(War of Wrath)'이 일어나 제 1시대가 마무리 됐습니다. 톨킨은 분노의 전쟁에 대해 그리 많은 글을 남기지 않았죠.

 

    이 전쟁 중에 엘론드와 엘로스가 어떻게 지냈는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마 그 동안에는 마이드로스의 동생이자 페아노르의 아들인 마글로르(Maglor)가 잘 보살폈을 겁니다. 실마릴을 숨긴 엘윙의 두 아들이지만 그들도 본래 자신과 같은 요정이라는, 그리고 아직 꼬마 요정일 뿐이라는 어떤 측은지심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마글로르는 목소리의 대가. 요정 최고의 가수이자 음유시인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마 강건한 아버지 페아노르와는 조금 달랐을 지도 모르지요. 마글로르의 '적을 사랑하는 마음' 덕분에 엘윙의 쌍둥이 아들은 무사히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자, 발라들의 왕인 만웨(Manwe)의 명령으로 엘론드와 엘로스는 한 가지 운명의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이는 '에아렌딜의 아들'이기 때문에 운명을 선택할 수 있는 신성한 권리를 허용한, 아주 관대한 처사였어요. 전쟁은 제 1시대 587년까지 계속되었기 때문에 당시 엘론드와 엘로스는 어른이었죠. 엘론드는 첫째자손(맏이), 즉 요정으로 남기를 원했습니다. 반(半)요정이긴 하지만 어쨌든 불사의 존재로 남겠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엘로스는 달랐습니다. 그는 인간의 왕이 되길 원했고, 인간들보다 훨씬 긴 수명을 보장받을 수 있었습니다. LOTRO에서도 가끔 '누메노르(Numenor)'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는 제 2시대에 있었던 섬 왕국의 영지를 말합니다. 제 1시대 마지막 전쟁, 앞서 알아본 분노의 전쟁에서 유일하게 멜코르(모르고스)에 대항하여 싸운 인간 혈통을 아단(Adan)들, 복수형으로는 에다인(Edain)이라 부르는데, 이들에게 발라들이 선물로 준 섬입니다. (여러분이 LOTRO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오래된 무덤들은 다 이 에다인의 것입니다.) 엘로스는 바로 이 누메노르의 초대 통치자로 군림했습니다. 그 때의 나이는 90세. 죽을 때까지 무려 410년을 통치하고 50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앞선 10개의 글로 만나본 <반지의 제왕>의 히어로 중의 한 명인 아라고른, 즉 엘렛사르 왕이 바로 이 엘로스의 아주 머나먼 후손 중 한 명입니다. 그리고 아라고른의 아내인 아르웬은 그 엘로스의 쌍둥이 형제인 엘론드의 딸이고요. 신화와 역사의 인물들은 이렇게 얽혀 있었습니다.

 

 

 

 

 

 

- 2부. '엘론드와 중간계의 역사(上)'로 이어집니다 -

 

 

 

 

작성 : 드라소스

(Drasos, Champion, Silverlode)

"May it be a light for you in dark places, when all other lights go out."
- Lady Galadriel -

DRASOS, Rhymes of Lore, Arkenstone, Elf, Champion, Lv 88.
LAEDAL, Rhymes of Lore, Arkenstone, Man, Lore-master, Lv 78.
반지온 식구, 톨킨연구가, 라이트유저, 취미 번역

▶ 번역 완료
영웅담 인트로, 1부, 2부, 2부 에필로그, 3부 1~9권
샤이어, 에레드 루인 지역 퀘스트 (LOTRO-KOREAN 사이트에 게재)
Spring Festival, Farmer's Faire, Yule Festival 축제 가이드
Helm's Deep Update, World Transfer, Update 17&18 등 오피셜
베오르닝 전문화 특성&스킬
레이드를 위한 종합 가이드
각종 릴리즈 노트 및 개발자 일지

▷ 현재 진행 중
1. 영웅담 3부 6~9권 스크린샷 작업 및 게시물 업그레이드
2. 브리땅 지역퀘스트 번역 및 스크린샷 작업
3.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연재
4. LOTRO-KOREAN 위키 사이트 구축 (중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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