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편. 엘론드 (4부) >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출처(작성자) : 드라소스

작성일 : 15-12-02 20:32 / 조회 : 4,729

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26편. 엘론드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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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26편. 엘론드(Elro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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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드 

(Elrond)

 

 

- 4부 : 엘론드와 중간계의 역사(下) -

 

 

 

    엘론드는 앙그마르 왕국이 반드시 멸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수백 년이 넘는 전투와 대치, 그리고 긴장 속에서 에리아도르가 잃은 것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죠. 두나단들의 수가 줄어든 것과 반대로 앙그마르의 편에 선 이들이 늘어나고 있었던 것도 어떻게든 이 사태를 빨리 끝내야 했던 이유였습니다. 샤이어의 호빗들이 궁병을 파견하여 아르세다인 왕가의 전투를 도왔고, 곤도르의 제 33대 왕인 47세의 젊은 에아르누르(Earnur)가 어마어마한 병력을 긁어모아 대선단을 만들어 룬만으로 들어왔습니다. 룬만에서 서쪽 불사의 땅으로 가는 요정배를 만들던 조선공 키르단은 룬만을 가득 채운 선단을 보고 마술사왕을 몰아내기 위해 곤도르 백성들 전부가 온 줄로 착각했을 정도였어요. 엘론드는 글로르핀델에게 군대를 맡겨 동쪽에서 앙그마르를 압박하게 했고, 키르단과 에아르누르의 대군은 서쪽에서 마술사왕을 잡으러 갔습니다. 그렇게 펼쳐진 포르노스트 전투(1975년)은 대승으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마술사왕은 이미 모든 목표를 이룬 셈이죠. 옛 아르노르 왕국의 세 후손인 아르세다인, 카르돌란, 그리고 루다우르가 모조리 멸망해버렸으니까 말이에요.

 

    하지만 왕의 혈통은 다행이도 딱 한 명 살아 남았습니다. 당시 38세였던 두나단 아라나르스(Aranarth)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그는 제 1대 두네다인 족장이 되어 순찰자(Ranger)의 임무를 자처합니다. 아라고른이 바로 마지막 두네다인 족장이죠. 두네다인들과 순찰자의 역사는 무려 천 년이 넘었던 겁니다. 이들은 주로 방랑 생활을 하기에 왕가의 보물을 가지고 다닐 수는 없어서 리븐델에 가보를 남겨놨고, 그걸 엘론드가 지켜주죠. 부러진 나르실 검의 파편, 안누미나스의 홀, 왕관 대신 이마에 두르는 엘렌딜미르(Elendilmir), 그리고 훗날 아라고른이 손가락에 끼고 영화에 등장하는 바라히르(Barahir)의 반지가 그것입니다. (바라히르 반지에 대해서는 아라고른 제 1편을 참조하세요.) 엘론드가 두나단들을 지켜주고 싶었던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두나단들에게는 쌍둥이 형제 엘로스의 피가 흐르고 있었거든요. 비록 그들이 요정은 아니었지만 일종의 동류 의식 같은 게 엘론드에게 있었던 겁니다.

 

    앙그마르의 위협은 끝났지만 아직 중간계에는 무시할 수 없는 공포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우선 돌 굴두르의 정체 모를 그림자는 안개산맥 너머 로바니온의 일이지만 엘론드도 절대 간과할 수 없었죠. 하지만 처음에는 현자들도 그 그림자의 정체가 그냥 모르도르의 나즈굴 중 한 명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다른 하나의 위협은 어찌 보면 생뚱 맞은(?) 사건 때문에 일어났는데, 바로 발로그(Balrog)가 깨어난 것이었어요. 제 3시대 1980년, 카라드라스 밑을 파내려가던 난쟁이들의 왕 두린 6세와 그의 아들 나인 1세가 발로그와의 전투 중 죽었고, 크하잣둠 왕국은 멸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모리아 동쪽과 맞닿아 있는 강인 님로델(Nimrodel), 우리도 LOTRO에서 볼 수 있는 그 아름다운 강에 살던 숲요정들이 남쪽으로 달아났는데, 그 숲에 살던 요정 님로델을 사랑하던 린도리난드(로스로리엔)의 왕 암로스(Amroth)는 그녀와 함께 불사의 땅으로 가버렸습니다. 군주가 떠나버린 린도리난드에는 켈레보른 영주와 갈라드리엘 부인이 새 지도자로 추대되었고, 그 숲의 이름은 지금의 로스로리엔이 되었죠.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에레보르에서 아르켄스톤이 발견되고(1999년), 곤도르는 왕이 죽어 섭정기에 들어섰죠.(2050년) 하지만 중요한 일은 간달프가는 어둠숲으로 들어가 돌 굴두르의 '나즈굴로 추정되는 자'가 혹시 사우론이 가능성은 없는지 알아보러 간 덕분에 사우론이 이를 알고 동쪽으로 도망가버린 것이었습니다. 이때가 2063년인데, 이후 '조심스러운 평화기(Watchful Peace)' 시대가 약 400여 년 간 이어집니다. 영화 <호빗>에서도 이 시대가 언급됩니다. 난쟁이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놀고 있을 때, 리븐델에서는 엘론드, 갈라드리엘 부인, 사루만, 그리고 간달프가 원탁에 앉아 스마우그와 돌 굴두르의 강령술사에 대해 논의하는 장면에서 말이에요. 엘론드가 "400여 년이나 가까이 조심스러운 평화의 시대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라며 간달프의 우려에 반박하는 대사가 있었죠. 그러면서 그 시대를 굉장히 힘겹게 얻어냈다고 했는데, 원래 그 시대는 간달프 덕분에 있었던 겁니다.

 

    만약 강령술사의 정체를 진즉에 알아냈더라면 사우론을 제압하려는 요정들과 두나단들의 시도는 소설 <호빗>과 <반지의 제왕>의 시대보다 훨씬 이전부터 적극적으로 변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들은 '강령술사=나즈굴'이라는 생각을 너무 오래도록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2460년 강령술사가 돌 굴두르에 다시, 아니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힘을 가지고 돌아오자 그들은 크게 당황했습니다. 강령술사는 오르크와 트롤을 '개조'하더니 우루크-하이와 올로그-하이와 같은 끔찍하면서도 강인한 괴수들을 만들어냈죠.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는 간달프가 사루만의 배신을 엘론드에게 설명하는 대사에서 그걸 마치 사루만이 한 일처럼 말하지만 실은 우루크-하이는 소설 <호빗>보다 훨씬 이전에 등장한 괴수입니다. 2463년, 이번에는 훨씬 심각한 분위기로 제 3시대의 첫 백색회의가 열렸습니다. 엘론드, 키르단, 갈라드리엘, 켈레보른, 사루만, 그리고 간달프 등 중요한 인물들은 모두 모였죠. 이때 의장직은 사우론을 오래 연구한 사루만이 자처해서 맡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사루만은 절대반지(한반지)에 집착하기 시작합니다.

 

    2463년은 저와 같은 톨키니스트들이 기억해야 하는 해인데, 바로 스메아골(Sméagol)이 친척 데아골(Déagol)을 죽이고 절대반지를 손에 넣은 시기이기 때문이에요. 영화 보신 분들은 스메아골이 골룸이 된 사연(?), 아니 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겠죠. 특히 <호빗>과 <반지의 제왕>을 모두 보신 분들은 피터 잭슨이 교묘하게 연결해 놓은 두 이야기가 딱 맞아떨어지는 부분에서 무릎을 치셨을 수도 있겠고요. 백색회의가 열리던 바로 그 시기에 절대반지가 두 호빗의 손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한 호빗이 다른 호빗을 죽이고 그걸 영원히 소유하고자 했다는 사실은 참 아이러니합니다.

 

    2509년에는 엘론드 가족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납니다. 이 사건은 안개산맥을 비롯한 중간계 대부분이 악의 무리들로 서서히 채워지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하는 상징적인 사건과도 같습니다. 바로 엘론드의 부인 켈레브리안이 붉은뿔 협로(레드혼 패스)에서 오르크들의 습격을 받아 독에 오염된 것이에요. 엘라단과 엘로히르가 용맹하게 싸워 어머니를 구해내 임라드리스로 돌아왔지만 그녀는 엘론드의 놀라운 의술로도 온전히 치료할 수가 없었습니다. 몸은 날이 갈수록 허약해지고, 행복한 기분이 점점 없어졌기 때문에 켈레브리안은 엘렛사르를 딸 아르웬에게 넘겨주고 불사의 땅으로 떠났습니다. (엘렛사르는 간달프가 켈레브리안에게 준 상징으로, 간달프는 훗날 그것의 임자가 찾아오면 내어주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 엘렛사르를 아르웬이 보관하고 반지전쟁 이후 아라고른이 엘렛사르 왕이 되었죠.) 

 

    에레보르 난쟁이들의 기나긴 수모의 시대인 2700년대가 흘렀습니다. 스마우그의 폐허, 난두리히온 전투, 에레드 루인의 정착 등 영화 <호빗> 3부작에서 관객들이 잘 묘사된 장면이든 지나가든 대사든 모두 확인한 역사적 사실들이 바로 이 시대에 있었어요. 그리고 2850년에는 결정적인 일이 일어납니다. 간달프가 돌 굴두르에 변장하고 들어갔다가 '강령술사=나즈굴'의 공식이 깨지고 자신의 우려대로 그 존재가 바로 사우론이었음을 확인하게 된 겁니다. 이때 소린의 아버지인 스라인 2세를 찾았으나, 스라인 2세는 반지는 빼앗겼으니 지도와 열쇠를 아들에게 전해달라고 말하고 숨을 거뒀죠. 난쟁이들의 일곱 반지를 나즈굴이 빼앗아갈 이유는 하나도 없죠. 모든 반지를 모으려는 건 바로 사우론의 술수였으니까요. 반지를 찾는 일은 사우론이 직접 하던 일이었습니다. 간달프는 소름이 돋았을 겁니다. '사우론이 돌아왔구나.' 그리고 곧바로 리븐델로 와서 엘론드에서 소식을 알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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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빗 : 뜻밖의 여정>에서 묘사된 백색회의의 장면 (영화 캡처) 

 

 

    2851년에 제 2차 백색회의가 열렸습니다. 이건 거의 긴급회의라고 봐도 무방하겠군요. 간달프는 돌 굴두르를 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간달프에게 세 반지 중 하나가 있는 걸 괜히 질투하던) 사루만은 성급할 필요가 없다며 반대의 입장이었습니다. 엘론드는 간달프의 편이었죠.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는 이 요정 현자는 간달프에게 절대반지가 발견되면 전쟁이 일어나 세상이 멸망할 거라는 예언을 합니다. 하지만 간달프는 희망을 잃지 않았죠. 약자들의 손에서 현자들이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는 말을 남깁니다. 이건 영화 <호빗>에도 리메이크 되어 있습니다. 감동적인 문구라 적어보죠. 갈라드리엘 부인이 회의가 끝나고 떠나려는 간달프를 붙잡고 "왜 반인족인가요?"라고 묻죠. 왜 빌보 배긴스를 동행시켰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러자 간달프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루만께서는 오직 강력한 힘만이 악을 억누를 수 있다고 믿고 계십니다만 저는 다른 걸 발견했습니다. 저는... 작은 것들을 찾았죠. 평범한 종족들의 일상이 어둠을 막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배려, 사랑의 행동... 왜 빌보 배긴스인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게 빌보가 용기를 줬기 때문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엘론드도 간달프의 의견에 동의했을 겁니다. 그랬기 때문에 아주 오랜 후 리븐델에게 반지의 사자 프로도를 따라갈 원정대를 결성할 때 세 명의 호빗들을 함께 보냈겠죠.

 

    소설 <호빗>은 그로부터 90년 뒤의 일입니다. <호빗>에서 엘론드의 역할은 그리 많지 않아요. 2941년 4월 27일, 소린 오큰쉴드의 원정대가 호비튼(호빗골)을 출발해서 6월에 리븐델에 도착했습니다. 오던 중에 트롤의 소굴에서 발견한 두 자루의 검이 있었죠. 엘론드는 간달프가 지닌 검은 글람드링(Glamdring)이고, 소린의 검은 오르크리스트(Orcrist)라고 알려줍니다. 둘 모두 벨레리안드의 곤돌린에서 벼려진 오래된 요정들의 검이었어요. 사실 검을 알려준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엘론드가 소린이 갖고 있던 할아버지의 지도, 즉 '스로르의 지도'를 해독해준 것이었습니다. 영화 <호빗>에서도 아름다운 달빛 속에 그 장면이 묘사되어 있죠. 이후 엘론드는 연대기 상 한 번 더 난쟁이들에게 도움을 줍니다. 아니, 굳이 난쟁이들만 도울 생각은 전혀 아니었어요. 영화 <호빗>을 보면 베오른에게 도움을 받은 후 어둠숲(머크우드)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간달프가 중요한 일이 있다며 일행과 헤어집니다. 바로 리븐델로 가려고 했던 거였어요. (영화에서는 루다우르로 가서 라다가스트를 만나죠.) 제 3차 백색회의가 열렸던 겁니다. 이 회의에서는 사루만도 자신의 의견을 고집할 수 없었고, 결국 요정 현자들은 돌 굴두르 총 공격을 결정했습니다. 사우론은 낌새를 채고 미리 모르도르로 도망쳤고요.

 

    아마 이 회의가 없었다면 어둠숲의 상황은 훨씬 심각했을 겁니다. 다행이도 사우론은 다시 한 번 로바니온 땅에서 사라졌고, 소설 <호빗>의 내용처럼 스마우그 역시 죽었으며, 다소 많은 전사자들이 나긴 했지만 다섯군대 전투에서는 군다바드(Gundabad)의 오르크 군단이 전멸했습니다. 엘론드는 놀라운 업적을 이루고 귀향을 하던 빌보와 간달프를 이듬해 5월 1일에 리븐델에서 맞이하여 잔치를 베풀어줬어요. 엘론드는 이때 만 가지 생각이 교차했을 겁니다. 작은 존재들에게서 희망을 찾는다는 간달프의 말대로 정말 그에 딱 맞는 일이 일어났으니 이 늙은 마법사에 대한 신뢰도 더 커졌겠죠. 스마우그와 돌 굴두르, 군다바드 등 골칫거리들도 완전히, 혹은 잠재적으로 해결됐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아니 가장 근원적인 위협은 여전히 건재했으니 엘론드는 계속해서 로바니온 너머의 모르도르를 주시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우려하던 일은 그로부터 채 10년도 되지 않은 때에 일어나버리고 맙니다.

 

 

 

- 5부. '엘론드와 반지 전쟁(上)'으로 이어집니다 -



작성 : 드라소스

(Drasos, Champion, Silverlode)

"May it be a light for you in dark places, when all other lights go out."
- Lady Galadriel -

DRASOS, Rhymes of Lore, Arkenstone, Elf, Champion, Lv 88.
LAEDAL, Rhymes of Lore, Arkenstone, Man, Lore-master, Lv 78.
반지온 식구, 톨킨연구가, 라이트유저, 취미 번역

▶ 번역 완료
영웅담 인트로, 1부, 2부, 2부 에필로그, 3부 1~9권
샤이어, 에레드 루인 지역 퀘스트 (LOTRO-KOREAN 사이트에 게재)
Spring Festival, Farmer's Faire, Yule Festival 축제 가이드
Helm's Deep Update, World Transfer, Update 17&18 등 오피셜
베오르닝 전문화 특성&스킬
레이드를 위한 종합 가이드
각종 릴리즈 노트 및 개발자 일지

▷ 현재 진행 중
1. 영웅담 3부 6~9권 스크린샷 작업 및 게시물 업그레이드
2. 브리땅 지역퀘스트 번역 및 스크린샷 작업
3.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연재
4. LOTRO-KOREAN 위키 사이트 구축 (중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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