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편. 엘론드 (6부) >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출처(작성자) : 드라소스

작성일 : 15-12-07 13:17 / 조회 : 4,803

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28편. 엘론드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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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28편. 엘론드(Elro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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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드

(Elrond)


- 6부 : 엘론드와 반지 전쟁(下) -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에는 이런 장면이 있죠. 로스로리엔의 갈라드리엘 부인이 프로도를 아무 말 없이 깨워 자신의 거울이 있는 정원으로 이끕니다. 그곳에서 프로도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준다는 그 신통방통한 거울을 들여다보다가 끔찍한 앞날과 사우론의 형상(The Great Eye)을 봤어요. 프로도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지만 그걸 해야 하는 게 두렵다며 갈라드리엘 부인에게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그러자 갈라드리엘 부인은 아무리 작은 존재라도 이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며 이런 말을 하죠.

 

    "당신이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하지 못합니다."

     (If you do not find a way, no one will.)


    하지만 사실 이 대사는 소설 속에서 엘론드가 프로도에게 한 말입니다. 엘론드는 프로도가 짊어진 '반지사자'라는 칭호의 무게가 얼마나 고통스러울 건지 내다봤지만 그 일을 자신이 해내겠다고 말한 프로도에게 전적으로 응원을 해줍니다. 한편으로는 절대반지가 파괴될 경우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겠죠. 모든 반지를 다스리는 그 한반지가 없어진다면, 자신과 갈라드리엘 부인, 그리고 간달프가 가지고 있는 권능의 반지들도 모두 무용지물이 될 테니까요. 바야흐로 요정의 시대는 저물고 중간계의 미래를 인간에게 넘겨줘야 할 때가 온 것이었습니다.

 

    반지원정대는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안개산맥을 지나 로바니온의 거친 땅으로 들어갔습니다. 검은못(Blackpool)에서 원정대는 정체 모를 괴수에게 습격을 받았고, 모리아에서도 오르크들의 공격을 받았다가 가까스로 도망쳤습니다. 그 와중에 간달프는 크하잣둠 다리의 까마득한 아래로 추락했죠.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엘론드는 아무런 손도 쓸 수 없었습니다. 이 요정 영주가 반지원정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아라고른을 돕는 일 밖에는 없었어요. 3019년 2월, 엘론드는 두 아들 엘라단과 엘로히르를 아라고른에게 보냅니다. '사자의 길(The Paths of the Dead)'을 기억하라는 말을 전해주기 위해서였죠. 곤도르 건국 이후 산사람(The Men of the Mountains)들의 왕이 이실두르에게 충성을 맹세했지만 정작 이실두르가 사우론과의 전쟁에서 그들을 소환하자 산사람들은 오히려 사우론을 숭배했습니다. 이에 이실두르는 맹약을 이행하기 전까지는 영원히 잠들 수 없도록 저주를 퍼부었어요. 아라고른은 그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줘 펠라르기르(Pelargir)에서 큰 승리를 거뒀고, 이후 그들을 풀어줬습니다. 엘론드의 조언이 적중했던 것이에요.

 

    엘론드는 두 아들에게 끝까지 아라고른을 보좌해줄 것을 명했었나 봅니다. 엘라단과 엘로히르는 펠렌노르 평원 전투에서 용맹한 요정 전사로 함께 싸워줬지요. 예언자이자 현자인 엘론드는 그 전투가 끝나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리 내다봤던 것 같습니다. 모르도르의 대군을 퇴각시키고 나서 간달프가 프로도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암흑문(모란논)으로 진군하자고 했을 때, 엘라단과 엘로히르는 자신의 아버지도 같은 조언을 했다며 찬성을 했거든요. 병사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희망을 향한 마지막 죽음의 여정에서 '서부의 군대(The Host of the West)'는 계획대로 사우론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고, 결국 절대반지는 운명산의 용암에 떨어져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중간계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3019년 5월 1일, 미나스 티리스에서는 아라고른의 대관식이 열렸습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따라 순찰자의 누더기를 벗고 '엘렛사르'라는 옝여로운 왕이 되었죠. 엘론드도 약속대로 아르웬을 엘렛사르 왕에게 시집 보내기로 했습니다. 아라고른과 아르웬은 이미 로스로리엔에서 약혼을 했었어요. 엘론드는 글로르핀델 등 리븐델의 요정들과 함께 미나스 티리스로 긴 여정을 떠났습니다. 이때 두 아들 엘라단과 엘로히르는 엘렛사르 왕의 대관식을 마친 뒤 에오메르와 함께 에도라스로 떠났습니다. 엘론드가 이끌던 아르웬의 호위대는 로스로리엔에서 켈레보른 영주와 갈라드리엘 부인을 영접하고 그 무리와 함께 다시 미나스 티리스로 향했죠. 로한의 에도라스에서는 엘라단과 엘로히르와 만났습니다. 이렇게 모두 모인 요정들이 미나스 티리스에 도착해 엘렛사르 왕과 아르웬의 결혼식이 열린 날은 6월 25일입니다. 중간계의 역사를 통틀어 불사의 요정과 필멸의 인간이 결혼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자 마지막입니다. 영화에서는 대관식 때에 아르웬이 깜짝 등장(?)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소설에는 두 이벤트의 시간 차이가 꽤 났죠.

 

    엘론드는 돌아가는 길에 로한의 왕 세오덴을 기리기 위한 길고 긴 장례 행렬을 따라갑니다. 이 행렬에는 프로도와 세 호빗을 비롯한 반지원정대원은 물론이고 요정들까지 함께 해 세오덴의 전공을 기렸어요. 에도라스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메리는 목 놓아 울었고, 제 18대 왕에 에오메르가 올랐습니다. 파라미르와 에오윈도 이 날 약혼을 했고요. 이 모든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 요정들은 다시 서쪽으로 먼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헬름 협곡과 아이센가드를 들러 여정을 하던 이들은 뜻밖의 존재를 만나게 됐습니다. 바로 사루만이었죠.

 

    아이센가드의 총책임자로 오르상크를 감시하던 나무수염(트리비어드)는 반지원정대와 요정 일행이 도착하기 전에 사루만과 그리마를 풀어줬습니다. 대신 오르상크의 열쇠는 받아놓았어요. 둘은 초췌한 모습으로 방랑했는데, 자신들을 오르상크에 가둬버리고 사우론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주인공들을 길에서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한때 백색회의의 의장으로 남부럽지 않은 권능을 과시했던 사루만이었습니다. 갈라드리엘 부인은 그를 연민하여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려고 했습니다. 간달프도 같은 생각이었죠. 하지만 사루만은 오히려 비웃습니다. 그러면서도 연초 하나만 달라고 구걸까지 했어요. 메리가 아이센가드 전투에서 승리한 후에 그곳의 한 창고에서 얻었던 연초를 건네줬습니다. 사루만은 속으로 '니깟 것들이 중간계의 역사를 바꿔놔?'라고 고깝게 생각하며 호빗들의 샤이어를 파괴하러 떠났죠.

 

    로리엔에서 일행은 다시 작별을 했고, 엘론드와 간달프, 그리고 호빗 일행은 9월 중순이 넘어서야 리븐델에 도착했습니다. 다행이도 빌보의 129번째 생일이자 프로도의 51번째 생일 바로 전 날에 도착했기 떄문에 그들은 리븐델에서 뜻 깊은 잔치를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빌보는 노환인데다 샤이어의 호빗들이 귀찮았기 때문에 프로도에게는 자신의 책의 마지막을 적어달라고 '붉은책(Redbook)'을, 샘에게는 결혼 자금으로 쓰라며 돈을 두둑히 얹어주고는 리븐델에 남았습니다. 엘론드는 호빗 일행과 간달프를 떠나보냈어요. 이후 샤이어에서는 전투가 일어났죠. 이 네 명의 호빗 영웅은 '샤르키(사루만)'라는 악당과 인간들에게 억압 받던 호빗들을 깨워 샤이어를 되찾았습니다. 그 밖의 중간계 전역에서도 선한 인간과 난쟁이들이 힘을 모아 사우론의 잔당들을 멀리 몰아냈고, 켈레보른 영주와 스란두일 왕이 화합하여 돌 굴두르를 부숴 어둠숲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려놨습니다. 엘론드는 이 모든 소식을 들으며 기뻐하는 한편으로는 허전함을 느꼈을 겁니다. 이제 요정의 시대는 막을 내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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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드는 프로도, 빌보, 간달프, 그리고 요정들과 함께 불사의 땅으로 갔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미술감독 앨런 리(Alan Lee)가 그린 회색항구 미슬론드 

 

 

    빌보와 프로도가 리븐델에서 엘론드와 함께 생일 잔치를 벌였던 날로부터 정확히 2년이 흘렀습니다. 엘론드와 갈라드리엘 부인, 길도르 등 수많은 요정들과 빌보가 샤이어를 찾았습니다. 프로도와 샘은 그들을 우디 엔드(Woody End)에서 만났는데, 특히 샘이 갈라드리엘 부인을 보고 깜짝 놀랐죠. 로스로리엔을 떠날 때 샤이어에 심으라며 말로른 나무를 부인에게 받았던 까닭입니다. 샤이어에는 전에 없던 나무들이 자라 이를 본 갈라드리엘 부인은 흡족했죠. 서쪽으로 향하는 요정들이 샤이어에 머무르는 동안 빌보는 131번째 생일을 맞이했고, 역사상 최장수 호빗이 되었습니다. 프로도는 모든 재산을 샘에게 물려주고는 요정 일행, 그리고 빌보와 함께 서쪽으로 떠났습니다. 영화에서는 간달프가 마차를 끌고 와서 호빗 일행을 데리고 회색항구 미슬론드(Mithlond)로 가는 걸로 묘사되어 있지만 소설에서의 간달프는 요정 일행보다 먼저 항구에 도착해 있죠. 조선공 키르단은 영화에 나오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키르단은 이들이 타고 갈 배를 내어줬어요. 그런데 일행이 배를 타고 불사의 땅으로 머나먼 항해를 시작하기 바로 전에 메리와 피핀이 뒤늦게 도착을 했습니다. 둘은 간달프에게 소식을 들었던 거였죠. 영화에서 약간은 느린 화면으로 감동적이게 묘사된 작별의 장면처럼 이들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엘론드, 갈라드리엘 부인, 프로도, 빌보, 그리고 간달프 등이 탄 회색배는 그렇게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습니다.

 

    엘론드가 중간계에서 떠날 때의 나이는, 사실 요정의 나이를 셈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지만 대략 6500세 정도가 될 겁니다. 형 엘로스와는 달리 불사의 삶을 택한 이후 중간계에 들어와 전승의 대가이자 현자, 그리고 뛰어난 요정 군주로서 중간계 역사의 고비 때마다 자신의 책무를 다했죠. '선물의 군주'로 변장하여 중간계에 들어온 사우론과의 긴 대결에서 승리했을 때, 그가 어떤 기분이었을지는 상상하기 힘듭니다. 어디 사우론 뿐이었나요.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인 나즈굴의 대장, 크하잣둠의 난쟁이들이 깨워버린 모리아의 발로그, 에레보르의 스마우그, 로한을 괴롭힌 동부인들, 곤도르에게 항상 위협이 된 움바르의 하라드림(남부인)까지 엘론드가 소식과 소문을 들으며 신경 써야 할 것들은 정말 많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사랑해 마지 않았던 아내 켈레브리안이 오르크들의 독에 오염되어 중간계에서의 행복을 잃고 먼저 불사의 땅으로 떠났던 기억은 아마 잊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중간계를 떠나는 회색배를 탄 엘론드는 더 이상 그런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회상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불사의 땅으로 가서 아내 켈레브리안과 재회했기 때문입니다.

 

 

 

- 엘론드 편 끝 -




작성 : 드라소스

(Drasos, Champion, Silverlode)

"May it be a light for you in dark places, when all other lights go out."
- Lady Galadriel -

DRASOS, Rhymes of Lore, Arkenstone, Elf, Champion, Lv 88.
LAEDAL, Rhymes of Lore, Arkenstone, Man, Lore-master, Lv 78.
반지온 식구, 톨킨연구가, 라이트유저, 취미 번역

▶ 번역 완료
영웅담 인트로, 1부, 2부, 2부 에필로그, 3부 1~9권
샤이어, 에레드 루인 지역 퀘스트 (LOTRO-KOREAN 사이트에 게재)
Spring Festival, Farmer's Faire, Yule Festival 축제 가이드
Helm's Deep Update, World Transfer, Update 17&18 등 오피셜
베오르닝 전문화 특성&스킬
레이드를 위한 종합 가이드
각종 릴리즈 노트 및 개발자 일지

▷ 현재 진행 중
1. 영웅담 3부 6~9권 스크린샷 작업 및 게시물 업그레이드
2. 브리땅 지역퀘스트 번역 및 스크린샷 작업
3.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연재
4. LOTRO-KOREAN 위키 사이트 구축 (중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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