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태양 제1시대 - 분노의 전쟁 > 아르다의 역사 이야기


 아르다의 역사 이야기  출처 : 회색회의 http://cafe.naver.com/greycouncil 

작성일 : 10-12-10 14:22 / 조회 : 3,629

15. 태양 제1시대 - 분노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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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아스와 곤돌린에서 살아남은 엘프들은 시리온이라는 커다란 강의 하구에 모여들었습니다. 벨레리안드 서쪽 바다 근처에는 '발라르'라는 섬이 있었는데, 한없는 눈물의 전투 이후 키르단과 그의 백성들이 이 섬에 살고 있었지요. 도리아스와 곤돌린의 유민들은 키르단의 원조로 선박을 건조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핑곤은 오랜 옛날에 아들 길갈라드를 키르단에게 맡겨 놓았는데, 숙부 투르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길갈라드는 핀웨 가문의 마지막 상속자로서 놀도르 왕위에 오릅니다. 최후의 놀도르 왕이었던 길갈라드는 영화 반지의 제왕 서두에서도 등장한 바 있습니다. ^^

시리온 강 하구에서 인간과 엘프가 결합했던 두 가문이 하나로 맺어지는 혼사가 성사됩니다. 베렌과 루시엔의 손녀 엘윙이 투오르와 이드릴의 아들 에아렌딜을 남편으로 맞아들인 것이죠. 둘 사이에서는 엘론드와 엘로스라는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리븐델의 영주 엘론드는 아마 로스로리엔의 여주인 갈라드리엘과 더불어 가장 많이 알려진 엘프 군주일 것입니다. :-) 엘로스는 인간이 세운 나라 중에서 가장 강성했던 누메노르의 초대왕이 되는 인물이죠.

바다에 대한 동경이 강렬해진 투오르와 이드릴이 배를 타고 서쪽으로 떠난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자, 에아렌딜은 시리온 강 하구에 모여든 엘프들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키르단과 교분을 맺고 항해기술을 전수 받은 끝에 '빙길롯', 그러니까 거품꽃이란 이름을 지닌 배를 건조하였고, 이 아름다운 배를 타고 수많은 바다를 헤쳐나가며 모험을 겪었습니다. 사라져버린 부모를 찾으려는 것이었죠.




에아렌딜이 바다에 나가있었던 어느 날, 페아노르의 아들들이 엘윙에게 실마릴을 내놓으라며 시리온 항구를 공격했습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동족학살이었죠. 엘프의 경우 동족학살에 큰 방점을 찍는 걸 보면 인간이 확실히 저열한 종족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에는 페아노르 가문에서도 오히려 엘윙 쪽에서 싸우는 부하들까지 나왔습니다만, 곤돌린과 도리아스의 생존자들은 몰살당했고 엘윙은 실마릴을 안고 바다에 뛰어 들었습니다. 울모는 엘윙에게 바다새의 형상을 부여했고, 실마릴은 하얀 새로 변한 엘윙의 목에 걸려 에아렌딜에게로 갔답니다. 곤도르의 병사들이 쓰는 투구 양 옆의 날개가 혹시 엘윙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궁금합니다. 빙길롯에 도달한 엘윙은 다시 인간의 형상을 취했고, 사태를 파악한 에아렌딜은 가운데땅에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여기고 아만으로 배를 움직입니다.

성스러운 보석의 힘으로 마법의 열도를 통과한 에아렌딜은 인간의 혈통이 섞인 자로서는 처음으로 아만 대륙에 발을 디뎠지요. 그는 발리마르의 회의장에서 발라들에게 놀도르에 대해서는 용서를, 나머지 엘프와 인간에 대해서는 자비를 구했지요. 그의 청원은 받아들여졌고, 발라들은 권능들의 전쟁 이후로 처음이자 마지작 전쟁을 준비합니다.

이때 에아렌딜과 엘윙의 운명에 대하여 발라들의 결정이 있었습니다. 엘프와 인간의 혈통을 고루 지닌 그들도 루시엔처럼 필멸과 불멸의 생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에아렌딜은 아내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고, 엘윙은 유한한 생명의 존재로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루시엔은 베렌이 순수한 인간이었으니 그를 따랐겠지만, 엘윙은 남편도 자신과 흡사한 혈통이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겠죠. ^^; 에아렌딜과 엘윙의 두 아들도 부모와 같은 선택을 해야했고, 엘론드는 엘프의 삶을 택한 반면 엘로스는 인간의 삶을 골랐습니다. 엘로스의 결정을 이해하기 좀 힘드네요. ㅎㅎ;




모르고스는 공포는 알았지만 연민은 몰랐기 때문에 엉덩이가 무거운 발라들이 다시 움직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발라와 마이아는 물론이고 잉궤가 지휘하는 바냐르와 피나르핀이 이끄는 아만 대륙의 놀도르까지 동원되었고, 모르고스의 휘하 괴물들도 모두 참전하였지요. 발로그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모두 절멸되었고, 오크 떼도 소수만 살아남아 후세의 인간들을 괴롭혔습니다. 태양 제3시대 말기 사우론 밑의 오크 군단이 이 때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병력이라고 하니, 모르고스가 앙그반드에서 얼마나 많은 오크들을 키우고 있었는지 상상할 수가 없지요. 아직까지 살아남은 소수의 에다인들도 주군들의 원수를 갚을 수 있었습니다만, 동부의 인간들은 모르고스 편을 계속 들었습니다.

앙그반드에서 최후의 공격으로 날개달린 용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글라우룽을 비롯한 여태까지의 용들은 땅에서 걸어다니는 용이었던 것이지요. 비룡 중에서도 앙칼라곤이 가장 위험했고, 발라들의 군대조차 당황하여 잠시 진격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빙길롯을 타고 에아렌딜이 하늘 위로 나타났습니다. 발라들이 에아렌딜에게 빙길롯을 타고 하늘을 운행하며 실마릴의 빛을 아르다에 비출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에아렌딜은 천상의 뱃사람이 된 셈이었거든요. 더구나 빙길롯은 소론도르가 이끄는 독수리들이 호위하고 있었습니다. 독수리들은 용들과 싸움을 벌여 대부분의 목숨을 앗았고, 에아렌딜은 앙칼라곤을 베어 지상으로 추락시켰습니다. 그리고 승리의 순간에 맞추어 태양이 솟아올랐지요. 앙칼라곤이 어찌나 무거웠던지 앙그반드는 그 충격으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북부의 어둠의 왕국 뿐만이 아니라, 분노의 전쟁의 결과로 벨레리안드마저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지요. 벨레리안드 동부의 일부만이 약간 남았을 뿐이었습니다.

깊은 굴 속에 숨어들었던 모르고스는 두 발이 잘린 채 포박당했고, 발라들은 '세상의 벽' 너머로 영원히 그를 추방했습니다. 그러나 힘과 지식의 권능인 멜코르에서 공포와 증오의 권능 모르고스로 전락한 그가 엘프와 인간에게 심어 놓은 거짓말은 완전히 파괴할 수가 없었습니다.

만웨의 전령 에온웨는 남은 실마릴 두 조각을 떼어 보관하던 중에 페아노르의 아들들에게 그만 도둑맞고 말았습니다. 일곱에 달하던 페아노르의 자식들도 이제 둘 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요. 그러나 실마릴은 그들의 손을 불태웠고, 한 아들은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땅속 깊은 구덩이로 몸을 던졌습니다. 최후로 생존한 마글로르는 바다를 향해 실마릴을 던져 버리고, 다시는 엘프 사이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세 개의 실마릴은 각각 하늘과 땅과 바다에 머물게 되었던 것이지요.



대부분의 살아남은 엘프들은 슬픔에 가득찬 채 아만 대륙으로 떠났습니다. 가운데땅에 남은 엘프는 소수에 불과하였지요. 이렇게 영광과 비탄에 가득찼던 태양 제1시대는 막을 내리고, 진정으로 인간이 역사의 주역으로 등장한 시대가 처음으로 도래합니다. 다만, 그 말로는 아름답지 못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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