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태양 제2시대 - 누메노르의 침몰 > 아르다의 역사 이야기


 아르다의 역사 이야기  출처 : 회색회의 http://cafe.naver.com/greycouncil 

작성일 : 10-12-10 14:23 / 조회 : 3,708

19. 태양 제2시대 - 누메노르의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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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파라존이 즉위하면서 가운데땅을 떠나 누메노르로 돌아가자, 사우론이 해안의 누메노르 식민도시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들의 왕'을 자처한 사우론은 누메노르까지 멸망시키겠다고 공언하였죠. 이 소식을 들은 아르파라존은 인간들의 왕이라는 칭호는 응당 자신에게 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마어마한 대군을 일으켰습니다. 엄청난 양의 무기를 실은 전함들이 서쪽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해안에 살던 인간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멀리 도망가버렸죠. 누메노르군이 상륙한 항구는 '움바르'로, 세상에서 인간이 만든 항구 가운데 가장 거대한 항구 도시였습니다. 아르파라존은 사우론에게 사자를 파견하여 항복을 권고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사우론이 단신으로 아르파라존 앞에 나타나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막상 가운데땅에 들이닥친 누메노르의 군세를 보자 사우론은 도저히 모르도르군이 상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었죠. 그 정도로 당시 두네다인의 힘은 사우론의 권세조차 넘볼 수 없을만큼 막강하였습니다. 아르파라존은 사우론이 거짓으로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사우론을 인질로 삼아 누메노르에 돌아갔습니다.




사우론은 이때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장할 수 있었고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감언이설을 늘어놓았기 때문에 누메노르 왕의 자문단과 매우 가까워졌습니다. 아르파라존도 사우론의 달변에 홀려 그를 수석자문관에 임명하였고, 사우론은 발라들 대신에 암흑의 군주 멜코르를 숭배하도록 부추겼지요. 많은 백성들이 왕을 따랐으나, 안두니에의 영주이자 왕의 친척인 '아만딜'을 위시로 한 소수의 충직한 자들은 예외였습니다. 아만딜에게는 '엘렌딜'이라는 아들과 '이실두르'와 '아나리온'이라는 손자가 있었죠.

모르고스 숭배를 퍼뜨린 사우론은 왕궁 정원의 흰 나무 님로스를 베어내라고 왕에게 권유했습니다. 발라와 엘프를 증오한지 오래된 아르파라존도 전래의 관습대로 왕실의 운명이 나무와 같이 묶여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사우론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만딜은 아들과 손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비탄에 잠긴 채 발리노르의 나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죠. 그날 밤, 누메노르 나이로는 청년기에 있었던 이실두르는 변장을 하고 몰래 왕궁에 잠입해 님로스의 열매 하나를 땄습니다. 그러나 사우론의 경비병들에게 발각되었고 많은 상처를 입으며 싸움을 벌인 끝에 간신히 탈출할 수 있었죠. 님로스의 열매는 비밀리에 땅에 심어져 이듬해 싹을 틔우게 되었습니다.

이실두르의 무용담이 있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 왕은 사우론의 뜻에 굴복하여 님로스를 베고 그 터에 모르고스에게 바치는 거대한 신전을 세웠습니다. 이곳에서는 인신공양까지 행해졌지요. 가운데땅에서 잡아온 인간들과 엘프의 친구들이 제물로 바쳐졌습니다. 누메노르인은 이제 더이상 가운데땅 인간들의 선생이기는 커녕, 통치자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인간사냥꾼에 불과했지요. 누메노르인들은 사소한 일 때문에 서로 목숨을 뺏을만큼 성정이 사나워졌습니다.




그렇게 모르고스 이후 가장 강력한 폭군이 된 아르파라존도 유한한 생명의 인간이었기에 죽음의 그림자가 찾아오기 시작했고, 사우론은 왕에게 아만을 침공해서 영생을 얻으라고 말했습니다. 분별력을 잃은 아르파라존은 사우론의 말에 솔깃하여 어떻게 전쟁을 벌일지 마음속으로 궁리하기 시작했지요. 아만딜은 왕의 속셈을 눈치채고 아들 엘렌딜을 불러 유언을 전합니다. 자신은 선조 에아렌들의 선례를 따라 아만으로 가서 발라들께 사죄하고 도움을 청해볼 테니, 너는 몰래 누메노르를 탈출할 준비를 갖추어 놓고 재앙이 닥치거든 재빨리 벗어나라고. 그리고 작은 배를 타고 출항한 아만딜에 대하여는 더이상 아무 이야기도 전해지지 않습니다. 실마릴의 힘을 빌었던 에아렌딜만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법의 열도를 통과하여 아만에 상륙할 수 있었고, 누메노르의 반역은 그리 쉽게 용서될 수가 없었죠.

마침내 아르파라존은 일천 척의 군함을 서쪽으로 출항시키고 자신이 직접 원정을 지휘합니다. 함대를 출발시키기 직전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광풍이 일어나면서 우박이 쏟아졌고, 벼락이 누메노르 전역에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미쳐버린 왕은 징조를 무시하고 서쪽으로 노를 저어 가기 시작했지요.금지된 수역을 지나 아만 대륙 해안에 도착하는 데는 39일이 필요했습니다. 구름처럼 몰려든 누메노르인들은 아만에 상륙하였고, 아르파라존은 이제 이 땅이 자신의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그 순간, 만웨는 일루바타르를 불렀고, 아르다에 대한 발라들의 통치권을 포기하였습니다.

일루바타르는 누메노르와 불사의 땅 사이에 거대한 구렁을 만들었고, 누메노르 함대는 모두 그 심연 속으로 빨려들어가버렸죠. 또 아만 대륙은 아르다에서 분리되어 다른 공간으로 옮겨지게 되었고 그 와중에 아르파라존과 아만에 상륙한 인간들은 무너지는 언덕에 깔려 죽었습니다. 이제 엘프의 배를 타야만 이용할 수 있는 직항로가 아니면 아만으로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누메노르인들의 터전, 누메노레도 바다 밑으로 가라 앉았습니다. 극소수의 누메노르인들만 탈출할 수 있었지요.

누메노레는 엘프말로 아틀란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누메노르의 침몰에 관한 이야기는 아틀란티스 전설의 톨킨 버전이라고 할 수 있지요. 태양 제2시대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태양 제1시대의 끝이 모르고스의 파멸이었다면, 태양 제2시대는 사우론의 파멸로 끝맺게 되는데, 사우론은 누메노르의 침몰과 사라지지 않고 곧 모르도르의 암흑의 탑 바랏두르로 귀환하였습니다. 다만 아름다운 외양은 바다 속에 가라앉아 버렸고 영만 가운데땅으로 온 것이기 때문에, 유일반지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물리적인 형체를 취할 수 없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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