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태양 제2시대 - 인간과 엘프의 최후 동맹 > 아르다의 역사 이야기


 아르다의 역사 이야기  출처 : 회색회의 http://cafe.naver.com/greycouncil 

작성일 : 10-12-10 14:23 / 조회 : 3,710

20. 태양 제2시대 - 인간과 엘프의 최후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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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메노레가 영원히 가라앉기 직전, 아홉 척의 배가 간신히 파멸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엘렌딜이 네 척, 이실두르가 세 척, 아나리온이 두 척을 지휘하였지요. 린돈에 표류한 엘렌딜은 길갈라드와 친분을 맺고 에레드 루인 동쪽에 자신의 왕국을 세웠고 '안누미나스'가 수도였습니다. 이실두르와 아나리온은 예전부터 충직한 자들이 살던 펠라르기르 근처로 흘러갔고, 그 근방에 또 하나의 왕국을 만들었습니다. 엘렌딜의 왕국은 '아르노르'로 불렸고, 이실두르와 아나리온이 세운 왕국은 '곤도르'라고 했지요. 곤도르의 수도는 안두인 대하가 도시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별들의 도시' '오스길리아스'였습니다. 두 형제는 이곳에서 공동으로 나라를 다스렸지만, 사우론을 견제할 목적으로 오스길리아스 동쪽에 떠오르는 달의 탑 '미나스 이실'을, 서쪽에는 지는 태양의 탑 '미나스 아노르'를 세웠고 미나스 이실에는 이실두르의 저택이, 미나스 아노르에는 아나리온의 저택이 있었습니다.

망명자들은 많은 보물을 가져왔는데, 그 중에서 흰 나무와 천리안의 돌 '팔란티르'가 가장 유명하였지요. 흰 나무는 님로스의 열매를 이실두르가 용감하게 지켜낸 셈이었으므로 이실두르의 저택 뜰에 심어졌습니다. 팔란티르는 모두 일곱 개였는데, 각각 서로 다른 돌과 연결되어 있었고 하나의 팔란티르를 통해 다른 팔란티르 근처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지력과 정신력이 강인한 사람은 팔란티르를 통하여 볼 수 있는 시야를 움직일 수 있었고, 덕분에 망명 왕국이 건재했을 때는 누구도 그들의 감시를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팔란티르는 엘렌딜이 셋, 두 아들이 두 개씩 나눠 가졌습니다. 그래서 아르노르에는 수도 안누미나스, '아몬 술', '에뮌 베라이드'에 하나씩 배치되었지요. 아몬 술은 폭풍산이라는 뜻으로, 브리와 리븐델 사이에 있는 그 산입니다. 반지전쟁시에는 이미 폐허로 변한 지 오래였지만요. 에뮌 베라이드는 린돈의 회색항구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엘렌딜이 종종 방문해서 이곳의 팔란티르를 통해 고향과 아발로네의 풍광을 보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곤도르에서는 수도 오스길리아스와 미나스 이실, 미나스 아노르, 그리고 '오르상크'에 팔란티르가 보관되었습니다. 오르상크는 안개산맥 최남단에 자리잡은 지리적 요충지 아이센가드에 세워진 탑입니다. 곤도르인들이 건설한 위대한 건축물 중에 하나로 파괴가 불가능한 돌로 만들어졌지요. 영화에서도 엔트들의 공격으로 아이센가드에 사루만이 만든 모든 구조물이 파괴되었을 때에도 오르상크는 무너지지 않았던 것을 보셨을 겁니다. 곤도르라는 나라 이름 자체가 '돌의 나라'라는 뜻이다보니 곤도르인이 돌맹이 다루는 솜씨는 굉장했습니다. 반지원정대에서 등장한, 거대한 폭포 옆에 서 있는 두 개의 커다란 왕의 석상 '아르고나스'도 곤도르의 걸작 중에 하나죠. 초대 왕 이실두르와 아나리온의 모습을 새긴 것입니다. 곤도르의 북쪽 국경을 표시하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미 기술하였듯이 엘렌딜과 두 아들만 누메노르에서 가운데땅으로 탈출한 게 아니었지요. 모르도르로 사우론의 사악한 검은 영이 돌아오자 운명의 산에서 연기가 솟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엘프들과 망명 누메노르인들은 사우론이 누메노르의 침몰과 더불어 소멸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유일반지를 끼고 힘을 되찾은 사우론은 이제 끔찍한 외양만을 취할 수 있었고, 착실하게 군대를 모아 미나스 이실을 점령하였습니다. 이실두르의 흰 나무는 이때 죽어버렸지만, 이실두르는 가족과 흰 나무의 묘목을 구해 바닷길로 아버지 엘렌딜에게로 갔습니다. 그러고보면 발라의 나무는 참 여러 번 새끼를 쳐서(?) 끈질기게 전해지는 셈이죠. 기습을 당한 형과 달리 방비할 여유가 있었던 아나리온은 오스길리아스에서 모르도르군을 일시적으로 막아냈지만, 사우론이 병력을 증강하자 원군 없이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엘렌딜과 길갈라드는 의논 끝에 지금 사우론을 제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엘프와 인간의 대군을 소집하여 리븐델을 지나 안개산맥을 넘어 동쪽으로 진격했습니다. 분노의 전쟁 당시 발라들의 군대를 제외하면 길갈라드와 엘렌딜의 동맹군보다 더 큰 군대가 없었다고 합니다. 영화 도입부를 보면 이 막강한 군세를 잘 묘사해 놓았지요. ^^ 동맹군과 암흑의 군대는 모르도르 정문 앞 평원 '다고를라드'에서 격전을 벌였고, 승리한 동맹군은 모르도르로 진입해 7년 동안 바랏두르를 포위했습니다. 악의 제국을 완전히 압도하여 했던 경우는 이때와 더불어 태양 제1시대 당시 영광의 전투 이후 핑곤이 이끄는 놀도르군이 앙그반드를 둘러쌌던 경우 밖에 없군요. 물론 그때는 그 기간이 수백년에 달했지만요. 여기서도 점점 짧아지는 시간의 호흡과 이야기의 스케일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맹군 쪽에서도 피해가 적지 않아 공성전을 치르는 동안 아나리온이 사망하였버렸죠. 희생 끝에 마침내 포위망이 좁아지자 사우론이 직접 전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엘렌딜과 길갈라드가 사우론을 맞상대하였지만 목숨을 잃고 말았죠. 그러나 사우론도 두 왕을 죽인 뒤 바닥에 쓰러졌고, 이실두르가 아버지의 검 나르실로 유일반지를 끼고 있던 손가락을 잘라내지요. 영화에서는 이실두르가 자신을 죽이려고 드는 사우론을 공격해서 손가락을 베어낸 것으로 묘사되는데, 원작에서는 기절한 사우론을 상대했던 겁니다; 여하튼 반지를 잃은 사우론은 눈에 보이는 형체를 취할 수 없었고, 영만 달아나 오랜 세월을 인내하며 숨어지내게 되지요.

이 시점에서 태양 제2시대가 끝나고, 드디어 소설 반지의 제왕의 배경 시대인 태양 제3시대가 시작됩니다. 물론 반지전쟁은 태양 제3시대에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기 때문에 아직 삼천 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반지온 (반지의 제왕 온라인) - 북미서버 한국 유저 커뮤니티 BANJ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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