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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지의 제왕 소설 이야기  출처 :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http://lunarsix.egloos.com

작성일 : 10-04-01 19:01 / 조회 : 4,862

반지의 제왕 소설 이야기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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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 보신 분들을 위한...)
개정판: 반지의 제왕 '소설' 이야기 07


17. Half-elven 엘론드에 대해

리븐델의 영주 엘론드. 그는 지혜롭고 용감한 엘프들의 지도자 중 한 명입니다. 특히 소설에서 그의 카리스마는 압도적이죠. '호빗'에서는 거의 갠달프 급의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헌데, 솔직히 영화에서는 그런 지혜로운 모습보다는 다소 대범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1부 첫 등장에서 갠달프와 함께 하는 대화에서는 (과장을 섞어) "엘프가 짱이고, 인간은 약해. 우리는 중간계를 떠날건데, 그럼 너희는 어떻게 싸울 건데?"라고 하고, 꾸준히 딸 아웬과의 대화에서 "난 이 결혼 반대일세."를 외칩니다. 별로 해 주는 것도 없이 트집만 잡는 듯 하군요.
하지만 소설을 보면 그의 역할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처음 회의를 소집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회색 항구에서의 장면을 빼면, 영화 상에 나오는 그의 등장 장면 대부분은 소설에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영화에서 보여주는 찌질한;;; 모습은 원작의 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네요.
조금 사족으로, 그는 순수 엘프 혈통이 아닙니다. 그의 아버지인 에아렌딜(들어보신 이름이죠? 갈라드리엘이 프로도에게 주는 병이 바로 에아렌딜의 빛이죠)은 인간인 투오르(Tuor)를 아버지로, 곤돌린(Gondolin)의 공주 이드릴(Idril)을 어머니로 한 반 인간, 반 엘프였으며, 어머니인 엘윙(Elwing)은 인간 베렌(Beren)과 엘프 루시엔(Lúthien)의 아들인 디오르(Dior)와 엘프인 님로스(Nimloth) 사이에서 태어난 여인입니다. 헥헥;;;
엘론드와 그의 형제인 엘로스(Elros)는 이러한 혈통으로 인해, 영생을 갖는 엘프와 한정된 삶을 갖는 인간의 삶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엘론드는 엘프의 삶을, 엘로스는 인간의 삶을 선택합니다.
그리하여 엘론드는 제 3시대까지 주욱 살아오게 되고, 엘로스는 인간의 첫 왕이 됩니다. 엘로스의 후손을 따라 내려와 보면 아라곤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그러므로 아라곤과 아웬은 사실 족보를 따져보면 친척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몇 천 년의 간격이 있으니 뭐 별 문제는 없겠죠? ^^

18. 각 부의 분기점

소설과 영화는 공통으로 (최종적으로는) 3부로 나뉘어져 있죠. 그런데, 각 부의 분기점이 영화와 소설이 약간 다릅니다.
영화의 분기점을 회상해 볼까요? 1부 '반지 원정대'는 보로미르의 수장 이후 아라곤이 "자 이제 오크나 사냥하러 가자"라 한 후 레골라스와 김리와 함께 열심히 뛰어가며 끝나죠? 2부 '두 개의 탑'에서는 프로도는 파라미르로부터 떠나라는 허락을 받고 아라곤 일행은 헬름 협곡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엔트들이 아이젠가드를 마구 엉망으로 만드는 장면에서 끝납니다. 즉, 일련의 사건들이 계속 진행되다가 대강 정리가 되는 시점에서의 절단입니다.
이와는 달리 소설에서는 뒷 이야기를 빨리 읽고 싶게끔 하기 위해서인지, 상당히 긴박한 장면들에서 잘려 있죠. 1부의 마지막은, 프로도가 몰래 강을 건너려다 뒤따라온 샘을 만나 함께 모르도르로 떠나고, 원정대의 나머지 일행은 모두 여기저기 흩어진 가운데 보로미르의 뿔소리가 울려 퍼지고 오크들이 들이닥치는, 극도로 혼란한 가운데 끝납니다. 그야말로 난장판이로군요;;; 2부의 마지막은, 팔란티르를 본 피핀과 갠달프가 섀도팩스를 타고 곤도르로 달리고, 프로도는 쉴롭의 독에 쏘인 채로 오크들에게 잡혀가고 샘은 잠긴 오크들의 탑 정문 앞에서 오열하는 장면에서 딱 잘랐습니다. 거의 절망의 극치로군요.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독자라도 "오오 우리의 주인공들이 앞으로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지? 빨리 뒷 권을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영화에서 이런 식의 결말을 지어 놓을 경우 극장에서 나오는 순간에는 무척 궁금해 할 지 모르겠으나 다음 영화가 개봉하는 6개월 후까지 이러한 흥분이 지속될 리가 없겠죠? 오히려 화내는 관람객도 생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아마 영화 제작진도 나름대로 열심히 고민한 결과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알고 나서 보면 팔란티르 석에 대한 이야기나 쉴롭과의 전투는 원래 2부에 포함된 이야기이지만 영화 구성상 3부로 옮겨졌군요.

19. 네 녀석에게 질 수는 없다! 사이 좋은 라이벌들

앞서 살짝 언급하였던 김리와 레골라스의 다툼, 로리엔에서 둘은 갈라드리엘의 아름다움에 대해 서로 공감을 하며 화해, 이후 급속도로 친해져 정말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됩니다. 둘은 2부의 헬름 협곡 전투에서 서로 누가 더 많은 오크를 죽이나 경쟁을 하는데, 극장판에서는 헬름 협곡에서는 누가 이겼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궁금증은 확장판에서 레골라스가 42, 김리가 43마리라고 서로 이야기하는 재미있는 장면으로 해소해 줍니다.
소설에서도 역시 오크 잡기 경쟁이 나오는데, 이에 대한 둘의 대화는 전투의 긴장감을 조금은 완화시켜 주는 구실을 하죠. 둘은 중간 집계까지 서로 꾸준히 주고 받습니다. 전투 초반에는 화살을 쓰는 레골라스가 앞서가지만, 전투의 마지막 집계는 레골라스가 41, 김리가 42로 작은 차이로 역시 김리가 이깁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분해하며 다소 억지를 부리는 레골라스와는 달리 소설에서는 '내가 졌지만, 자네가 무사한 것을 보니 진 것이 분하지는 않네!'라고 하며 우정을 우선시하는 멋진 스포츠맨십 정신을 보입니다.

20. 사루만의 최후

확장판에서 팔란티르 석을 찾기 직전 추가된 내용 중 하나인 사루만의 최후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 보죠.
극장판에서는 그냥 팔란티르 석이 물 속에 잠겨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는 것처럼 나옵니다. 그 바로 앞 과정이 확장판에서 추가되었지요.
갠달프 일행은 탑 안에 갇힌 사루만과의 대면을 하게 됩니다. 갠달프는 사루만을 말로 설득하여 사우론이 공격할 곳을 알아내려 하지만 사루만은 그에게 불덩이를 쏘며 거부합니다. 이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던 그리마를 본 세오덴은 그를 설득하여 내려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루만은 그는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를 때립니다. 이에 분개한 그리마는 단검으로 사루만을 찌르고, 사루만은 오탕크 탑의 꼭대기에서 떨어져 물레방아에 몸이 관통당해 최후를 맞이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 3부작 전체 내용 중 그 잔인함에 가장 충격 받은 장면입니다) 그리마는 레골라스의 화살을 맞고 쓰러지지요.
떨어진 사루만의 소매에서 팔란티르 석이 미끄러져 물 속에 떨어지고, 이를 피핀이 줍게 됩니다.

소설과의 비교를 해 볼까요? 소설에서도 사루만의 최후는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탕크 탑에서가 아니라 이후 소설의 마무리 부분에 존재하지요. 앞에서도 살짝 언급한, 샤이어의 정화 부분입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이 부분이 영화에서 사라짐으로 인해 사루만의 최후도 그나마 어울리는 이 곳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상황을 살짝 설명하면, 사루만은 전투에서 패배하여 그리마와 함께 서 있고, 그와 대면하고 있는 것은 프로도, 샘, 메리, 피핀의 네 호빗들과 전투에 참여한 다른 호빗들입니다. 프로도는 어떠한 복수도 무의미하다며 그에게 떠나가라고 말합니다. 사루만은 프로도의 그런 호의를 비웃듯이 숨겨두었던 단검으로 그를 찌르지만, 프로도의 갑옷으로 인해 무산되고 맙니다. 그런 후에도 프로도는 그를 죽이려 하지 않고 그를 떠나 보내죠. 사루만은 저주의 말을 내뱉으며 그리마에게 따라오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때까지 사루만을 따라다니며 그가 시키는 나쁜 짓들을 어쩔 수 없이 행하던 그리마 안의 무언가가 한계에 다다르며 그는 사루만을 죽이고 자신도 호빗들의 화살을 맞고 죽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영화의 장면과 어느 정도 상통하는 부분도 있군요.

한때는 백색의 사루만으로서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이스타리의 수장에서, 이제 더 이상 비열해질 수 없는 위치로까지 타락해버린 사루만. 그런 그의 비참한 최후를 불러 온 것은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스스로 사우론에 대한 공포에 굴복하여 어리석은 힘을 추구하였던 것이 타락의 시작이었으며, 그 결과는 참혹한 패배였죠. 프로도는 그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사루만의 갱생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런 작은 희망의 불씨마저 짓눌러 꺼버린 것은 사루만의 혀에 속아 끝없는 타락에 빠져버린 그리마였으니, 자업자득이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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