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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06 02:35 / 조회 : 169

서버 풀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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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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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인의 메일을 받고 나니 내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남편과 나는 과연 어떤 의자였을까.
부모를 필요로 하는 초등학교 시절, 외국에서 근무하는 아빠를 그리워하며 살게 한 것이 미안했다. 어린 나이에 엄마의
보호자라며 든든하게 지켜주고, 착하고 바르게 잘 자라준 두 아들. 긴 세월이 지났건만 이따금 가족 모임이 있을 때면 곧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즐겨 꺼낸다.
‘난 엄마가 계모인 줄 알았어, 어찌나 무섭게 굴었던지’하고 말하는 작은아들. ‘엄마의 꾸중이 아빠 몫까지라고 생각했다’는 큰아들.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 늦게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겨울이면
이미 연탄난로 가에 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던 일, 따끈한 차를 마시며 아빠가 보내 준 그림엽서 속으로 들어가 함께 여행하는 듯 밤을 새워가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 시절이 그립단다.
뿌리내리고 불혹을 넘긴 아들이지만 언제나 와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의자가 되고 싶다. 세월이 눈처럼 쌓이고 녹아도 삶 속에서
이른 피어난 신뢰를 연주하는 부모,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언제부터 비롯된 버릇인지 몰라도 나는 창가에 앉기를 좋아했다.
있는 이 시간이 좋다. 음률의 흐름에 마음을 싣는다. 차츰 고조되는 연주, 악기의 독특한 음색이 세분되어 들리고
전체적인 조화에 빠져든다. 같은 음악이라도 들을 때마다 감상과 감동이 다르다. 이것이 음악이 지니는 신비의 마력이다.
바다의 노래, 숲의 속삭임, 바람의 이야기가 들리고 이국의 어느 호젓한 호숫가나 설산을 헤매기도 한다. 음악은 꿈꿀 수
없는 것을 꿈꾸게 하고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을 이해하게 한다. 리스트의 “사랑의 꿈”이 파도를 탄다. 아침마다 습관적으로 이
음악을 집어 드는 것은 하루가 꿈처럼 펼쳐지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사랑의 꿈’을 처음 들었던 것은 여학교 시절이다.
저녁 늦게 무용 연습을 끝내고 나올 때면 누군가가 그때까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텅 빈 교정은 낙조와 함께 스며드는
어스름 속에 쓸쓸함이 번져 있었다. 열정을 다해 두드리는 음률이 시간을 정지시켰다. 비애가 넘치는 선율이지만 음
하나하나가 놀랍도록 살아 있었다. 분위기가 그래서일까 처음 듣는 곡인데도 극적인 감동을 선사해 준다.
가슴을 파고드는 선율이 흐느낌처럼 잠시 허공을 머물다 스러진다. 소리를 삼켜 버린 공간에 아쉬움이 남는다. 정인을
두고 떠날 때처럼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음악을 누군가 들어줘야 할 것 같다. 그림자도 멀어져 가는
교정에서 피곤함에 지쳐 비척이고 있던 내 영혼에 서서히 생기가 감돈다. 단 한 사람의 관객이 되어 마음을 내려놓는다.
70세가 넘은 레오프릭 영주는 백성을 사랑하는 아내의 진심 어린 마음에 감동하여 세금을 내려주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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