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세상의 창조 > 아르다의 역사 이야기


 아르다의 역사 이야기  출처 : 회색회의 http://cafe.naver.com/greycouncil 

작성일 : 10-12-10 14:16 / 조회 : 5,576

01. 세상의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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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킨의 신화 세계가 창조된 과정은 실마릴리온 첫 장인 '아이눌린달레'에서 묘사되고 있습니다. 혹자는 창세기에 비견하기도 하더군요. 참고로 톨킨은 죽을 때까지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영국에서 가톨릭 신자는 소수에 속하는데, 어머니의 종교를 그대로 물려 받은 것입니다.

톨킨의 세계에서 처음부터 '공허' 속에 존재한 자는 '에루'였습니다. 유일자라는 의미인데, 엘프들은 그를 '일루바타르'라고 불렀습니다. 모두의 아버지라는 뜻이지요. 일루바타르가 처음 창조한 존재는 '거룩한 자' '아이누'들입니다. 일루바타르는 공허 속에 아이누들이 머무를 수 있는 '영원의 궁전'을 짓고 아이누들에게 노래를 가르치지요. 다른 아이누들은 일루바타르가 일러준 주제에 충실한 합창을 했는데 반해, 자기만의 생각을 노래하여 불협화음을 일으킨 아이누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이 '멜코르'였습니다. 처음에는 멜코르의 불협화음을 미소 지으며 듣던 일루바타르는 멜코르가 계속하여 일루바타르의 곡조에 대항하자, 일루바타르는 음악을 멈추고 선언합니다. 아이누는 위대하며 그 중에서 멜코르가 가장 힘센 자이지만, 아무도 자신의 뜻과 달리 음악을 바꿀 수 없으며, 음악을 바꾸려는 시도도 결국 일루바타르가 계획한 세계의 창조를 돕는 행위에 불과할 뿐이라구요. 멜코르는 이 말을 듣고 수치심에 그만 사악한 마음을 품고 말았습니다. 

이어서 일루바타르는 아이누들에게 그대들의 음악을 보라고 외칩니다. 그러자 귀로 들리기만 했던 것이 눈으로 보여지기 시작했고, 공허 속에 구형의 형체로 된 세상인 '에아'가 드러났습니다. 이 에아를 엘프말로 '아르다'라고 부르는데, 땅이라는 뜻을 갖습니다. 하지만 노래는 어디까지나 일종의 환상이자 예언일 뿐, 구체적인 형상을 부여하는 임무가 아이누들 중에서 일부에게 맡겨졌고, 그들이 아르다에 오게 됩니다.




이렇게 아르다에 내려온 아이누 가운데 특히 뛰어난 권능을 '발라'라고 불렀습니다. 발라의 우두머리는 '아르다의 호흡을 관장하는 이' '만웨'로서 대기와 바람을 관장했고, 만웨에 비견될 만큼 위대한 아이누로서 '물의 군주' '울모'와 땅의 권능인 '아울레'가 있었는데 이 셋이 주역이 되어 다른 아이누와 함께 아르다를 만들기 시작했지요. 문제는 멜코르도 아르다에 처음부터 함께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멜코르는 자신이 아르다의 지배자가 되려고 했고, 다른 아이누들을 제 편으로 꼬드기면서 발라들의 창조를 사사건건 방해하다가 결국 전쟁이 벌어지고 멜코르는 아르다에서 추방당하게 됩니다. 이 '최초의 전쟁'으로 인해 아르다에 상처와 균열이 남아 이상적인 세계로서의 가능성이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지요.

발라는 모두 열넷이었습니다. 마치 그리스 신화의 올림포스 주신들을 떠올리게 하지요. 만웨는 제우스, 울모는 포세이돈, 아울레는 헤파이스토스와 어쩐지 비슷한 느낌입니다만 성격은 그다지 비슷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실마릴리온 중 발라 퀜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 나머지 권능들에 대해서도 그들이 무엇을 주재했는지만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별들의 여왕' '바르다'는 만웨의 아내였는데 엘프들이 가장 사랑하는 발라였지요.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엘프는 하늘에 별들이 빛나면서 눈을 떴기 때문입니다. 영화나 소설에서 '엘베레스'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하는데 이게 바르다를 일컫는 엘프말입니다. '열매를 주는 이' '야반나'는 대장장이 아울레의 배우자로서, 아르다에 존재하는 동물과 식물을 그녀가 창조하였습니다. 

'운명의 전달자' '나모'는 죽은 자들의 영(靈)을 소환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베짜는 이' 바이레가 나모의 아내인데 시간 속에서 벌어졌던 모든 이야기를 베틀로 엮어내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베짜는 운명의 여신들이 연상되면서 또 기억의 여신인 무사 같기도 하네요. 나모의 남동생 '이르모'는 계시와 꿈의 주재자이고, 그가 사는 곳은 '로리엔'으로 불리는데 발라들이 사는 땅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로리엔은 어쩐지 익숙한 지명이지요? 반지의 제왕에서 갈라드리엘 마님이 사시는 황금숲 '로스로리엔'의 명칭을 바로 이르모가 사는 '로리엔'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르모의 배우자는 상처와 피로의 치유자 '에스테'이고, 애도의 '니엔나'는 슬픔과 연민을 관장하는 발라로서 나모와 이르모의 여동생이었습니다.

'숲의 군주' '오로메'는 뛰어난 사냥꾼이었는데 기마, 수렵, 유목을 하는 종족들이 그를 가장 존경하였습니다. 야반나의 동생인 '영원한 젊음' '바나'가 오로메의 배우자였지요. 무용이 가장 빼어난 발라는 '용맹한 자' '툴카스'로, 그는 아르다에 가장 늦게 도착하였는데 바로 멜코르와의 '최초의 전쟁'에서 발라들을 돕기 위해 온 것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고 지칠 줄 몰라서 말을 타지 않고, 무기가 필요 없어서 맨손으로 싸웠다고 합니다. 마치 헤라클레스 같지요. '최초의 전쟁'에서 멜코르를 제압한 장본인이었고, 오로메의 누이인 '춤꾼' '넷사'가 그의 아내였습니다.

이 열넷의 발라 중에서 만웨와 바르다, 울모, 아울레와 야반나, 나모, 니엔나, 오로메는 '아라타르', '아르다의 높은 자'로 불리었습니다. 비록 만웨가 그들의 왕이었지만 그들은 권위에 있어 서로 대등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발라에 포함되지 않는 아이누들은 '마이아'로 불려지는데, 간달프와 사루만, 사우론과 발록들이 모두 마이아였습니다. 그들은 사실 발라를 제외하면 누구보다 강한 존재였던 것이죠.




이쯤되면 좀 혼란스러운 분들도 계실 겁니다. 간달프가 사우론과 동급이었다면 처음부터 맞짱 뜨면 되는 거 아닌가? 물론 그럴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간달프와 사루만은 가운데땅으로 올 때 발라들로부터 절대 가운데땅의 분쟁에 직접 개입하지는 말고, 자유인들이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우는데 있어 조력하라는 명령을 받고 왔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조언자의 위치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등한 존재였다고 해서 힘이 동일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인간이라고 해서 서로 비슷한 능력을 지니지 않은 것처럼요. 에온웨는 만웨의 전령이었던 마이아였는데 그 힘이 거의 발라에 맞먹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가운데 땅에서 일컫어지는 힘은 영(靈)의 능력을 말하는 것이어서, 영이 쇠퇴하면 소멸하기도 합니다. 사루만이 악에 침식되다가 소멸한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겠군요. 아이누의 본질은 영(靈)으로서, 눈에 보이는 형상을 취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관여하는 권능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즉, 모든 물에는 울모의 힘이 깃들여져 있고, 대기 그 자체가 바로 만웨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사상 최강의 아이누는 '힘으로 일어선 자' 멜코르였습니다. 그는 힘과 지식을 주재하였고, 다른 아이누들의 능력을 전부 조금씩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교만하였던 탓에 타락하게 된 것인데, 발라의 왕 만웨와 형제였다고 하니 미카엘과 루시퍼가 문득 생각나네요.

멜코르가 처음으로 추방당하고 나서 발라들과 그들을 따르는 마이아들은 아르다를 계속 구체적으로 만들어갔는데, 멜코르가 다시 아르다로 돌아오면서 계속 말썽이 생깁니다. 다음 글에서는 멜코르가 어떤 악행을 저질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톨킨 신화를 주제로 많은 일러스트들이 그려졌기 때문에 이를 첨부하면 긴 글 읽는 데 덜 지루할 것 같은데, 제가 시간이 좀 부족하기도 하고 저작권-_-문제(해외 작가들이다보니 적발될 일이 있겠습니까만은..)도 있어서 생각에 그치게 되어 아쉽습니다. 
반지온 (반지의 제왕 온라인) - 북미서버 한국 유저 커뮤니티 BANJION.COM

Estel님의 댓글

Este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오... 그리스로마신화와 연관지어 설명하시니 더욱더 이해가 잘되네요 ㅎㅎ
그런데 오타가 조금 있는것 같습니다(2째 문단 5째 줄에 면 → 며, 5째 문단 3째 줄에 ㅋㅞㄴ타 → 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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