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편. 암디르 >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출처(작성자) : 드라소스

작성일 : 14-02-04 22:28 / 조회 : 3,222

중간계의 영웅들 | 제 15편. 암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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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디르

Amdir



"걱정해줘서 고맙지만 내가 우려하는 건 바로 성큼걸이라오!

성큼걸이는 엄청난 임무를 맡고 있지만

나와 아르쳇 사람들 때문에 지체하고 있다오."


- 'Thank you for your concern, but it is Strider for whom I fear!

He is charged with a great task,

but he tarries for my sake, and for Archet's' -


- 인트로. 성큼걸이의 임무 中 -



  영화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에는 프로도가 모르굴 검(Morgul-blade)에 찔려 악령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소설에서보다 훨씬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소설에서 프로도는 검에 찔린 뒤에도 다른 호빗들과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글로르핀델(Glorfindel)에게 말을 얻어탄 후에는 나즈굴들의 추격을 받으면서 사력을 다해 저항하기도 한다. 영화에서처럼 아라고른과 샘이 황급히 아셀라스(왕꽃잎풀)를 찾으러 다니거나 아르웬이 나와 프로도를 말에 태우고 브루이넨 여울을 건너는 장면은 소설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원전과 영화 사이의 묘사 차이가 어떻게 다르든 상관 없이 모르굴 검 자체는 굉장히 치명적인 위력을 가지고 있는 사악한 무기이다. 프로도의 어깨 안에 남은 모르굴 검의 파편은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프로도의 심장을 향해 움직이며, 이 검에 서린 악령(wraith)의 기운이 프로도의 생명이 사그라들면 사그라들수록 프로도를 악령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영화에서 아라고른이 설명한 것처럼 이 칼에 찔린 자는 악령 그 자체가 된다. 나즈굴처럼 말이다. 그들은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니다.


  여러분은 LOTRO에서 프로도가 모르굴 검에 찔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목격하지 못한다. 프로도 일행을 쫓아가는 입장이다보니 여정이 조금 늦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비슷한 사건으로 인해 한 순찰자가 악령으로 변해가는 비극적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게 되는데, 그 순찰자의 이름은 암디르(Amdir)이다. (여러분이 호빗이나 인간으로 플레이하는 경우 인트로에서 이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암디르의 정확한 정체에 대해서는 LOTRO 내에 언급되어 있는 부분이 없다. 물론 다른 순찰자들, 즉 북부의 두나단들이 대부분 그렇긴 하다. 암디르는 사악한 계획을 갖고 있는 블랙올드 산적들의 감옥에 처음 등장하며, 그곳에서 성큼걸이(아라고른)를 도와 나즈굴을 상대한다. 정황을 고려해본다면 암디르는 샤이어와 브리땅 등지에서 활동하던 순찰자였을 것이다. 아라고른은 당시 '배긴스'라는 이름의 호빗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고, 그런 아라고른을 암디르가 도와줬으니 암디르는 순찰자들의 대장인 아라고른의 최측근 중 한 명이거나 아라고른이 마침 방문한 그 지역의 담당 순찰자였을 것이다.


  암디르는 바로 그 블랙올드 감옥에서 나즈굴의 일격을 받았다. 모르굴 검에 찔리는 치명적인 부상을 안게 되었는데, 이 검에 찔리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는 중간계에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제아무리 장수의 축복을 받은 두나단 일족이라고 해도 적의 사악한 마법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다는 나즈굴의 마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암디르는 모르굴 검에 찔린 이후 아라고른의 도움으로 브리땅의 평화로운 마을 아르쳇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곳의 대장인 브라켄브룩은 순찰자들의 험상궂은 인상 때문에 일행을 내칠려고 했지만 암디르의 부상이 위중한 것을 보고 마을에서 잠시 머물도록 해준 것이다.


  암디르는 여러분이 브론웨의 대저택(Bronwe's Folly)에서 구해온 아셀라스(왕꽃잎풀)의 효능으로 잠시 정신을 차리는 듯했으나, 아셀라스로는 애당초 완치될 수 없었기 때문에 암디르의 혈색은 점점 안 좋아졌다. 그런 암디르의 곁을 아라고른은 도저히 떠날 수가 없었다. 아라고른 자신에게는 '배긴스'를 찾아야 하는 중대한 임무가 있었지만 아르쳇 마을의 심각한 사정(칼더 콥의 배신과 블랙올드와의 연루)과 암디르의 몸상태 때문에 아르쳇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행이도 여러분의 노력으로 아르쳇의 대장 브라켄브룩은 자신이 믿던 칼더 콥에게 배신을 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으며, 칼더 콥 때문에 내친 자신의 아들이자 사냥꾼인 존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됐다. 아라고른은 존 브라켄브룩이 아르쳇 마을을 도와줄 것을 확신했는지, 아르쳇의 일을 모두 여러분과 존에게 맡기고는 마을을 떠났다. 암디르도 아라고른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고 아라고른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이후 일어난 일은 비극의 연속이었다. 블랙올드가 아르쳇에 불을 지르면서 거센 공격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간수 네드 프루너를 비롯한 여러 마을 사람들이 숨졌다. 칼더 콥이 앙그마르의 사악한 악령들인 카르굴과 함께 등장하면서 사태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성난오소리 여관(The Mad Badger Inn)을 지키다가 상처가 도진 암디르는 대장 브라켄브룩의 보호를 받고 있었고, 여러분은 존 브라켄브룩, 그리고 난쟁이 아틀리 스파이더베인과 함께 그 일행을 찾았으나 암디르가 카르굴의 명령을 듣고 적의 하수인으로 가버리는 참극은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다. 모두가 겁에 질린 상태에서 칼더 콥은 단칼에 대장 브라켄브룩을 죽였고, 여러분은 일행과 함께 칼더 콥을 처치했다.


  아르쳇에서의 비극은 존 브라켄브룩의 지도로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아르쳇에 가면 방화와 참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하지만 마을은 다시 지으면 되고, 농장은 다시 일구면 되며, 사람들은 다시 살아가면 된다.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 : 두 개의 탑》에서 로한의 왕 세오덴이 했던 그 말처럼 말이다. 그러나 순찰자들의 입장에서는 암디르에게 생긴 끔찍한 일이 그들의 활동과 중간계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큰 위기나 다름 없었다. 보통 인간보다 훨씬 강력한 존재인 두나단이 카르굴 휘하의 적장으로 변한다면 적은 아주 강력하고 요긴한 무기 하나를 얻는 셈일 뿐만 아니라, 적을 상대하는 자유민들의 사기와 의지가 크게 꺾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순찰자들은 암디르를 찾아서 치유하거나 암디르를 죽이는 두 가지 방법을 선택해야만 했다.


  하지만 암디르를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아르쳇의 영웅'이 된 여러분을 '토라단(Toradan)'이라는 이름의 순찰자가 비밀리에 불러 암디르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지만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는 적의 계략을 간파하기란 쉽지 않았다. 다행이도 암디르를 쫓을 수 있는 단서를 쳇우드에 숨어 있는 블랙올드와 골짝마을(Combe) 사이의 관계에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토라단은 골짝마을의 보안관 중 한 명인 언더힐(Underhill)에게 블랙올드에 관해 물어보라고 했는데, 언더힐의 지시대로 찾은 편지에 골짝마을의 평판 나쁜 여인인 엘리 커틀리프(Ellie Cutleaft)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때문에 여러분은 엘리를 추궁했고, 엘리는 자신의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여러분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 그 과정에서 블랙올드 우두머리와 '꺼무잡잡한 피부색의 남자'가 나누는 대화 중 '암디르'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것을 들은 엘리는 여러분이 블랙올드의 소굴에 들어가면 암디르에 대해 더 많은 걸 알아낼 수 있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이에 토라단은 여러분에게 그 위험천만한 임무를 맡기게 됐다.


  블랙올드의 이인자인 윌리엄 스컹크우드(William Skunkwood)에게 가는 것까지는 제법 순조로웠다. 엘리가 스컹크우드에게 여러분을 블랙올드 신참으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블랙올드 소굴에 갇혀 있던 암디르를 만난 뒤에 일어났다. 이미 악령과 순찰자 사이를 오고 가던 암디르가 정신을 잃고 엄청난 비명을 질렀는데, 그 비명 탓에 여러분과 블랙올드 간수가 모두 기절한 것은 둘째치고 감방의 쇠창살이 날아가버린 것이다. 암디르는 그 길로 탈출했고, 여러분은 그 뒤를 쫓게 됐다. 윌리엄 스컹크우드를 처치하고, 사라 오크하트를 무사히 구출해 동굴을 빠져나가려는데 입구에서 암디르가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암디르는 방금 감옥에서도 그렇고 계속 어둠의 군주를 섬겨야 한다고 되뇌고 있었다. 그때 마침 여러분을 도와주겠다고 했던 토라단이 소굴로 막 들어왔고, 토라단은 자신의 친애하는 동료가 악령이 되어버린 끔찍한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하지만 연민도 잠시. 토라단은 냉정하게 판단해서 암디르를 죽이기로 했다. 암디르를 살려두면 후사를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암디르는 토라단이 막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상황은 역전됐다. 암디르가 토라단을 죽인 것이다. 동굴을 빠져나가면서 암디르는 남은 순찰자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소리쳤다.


  죽어가던 토라단은 여러분에게 주춧돌마을(Staddle)의 보안관 탱글러쉬(Tanglerush)에게 가서 자신의 전언을 문돌(Mundol)에게 잘 전해줬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하지만 토라단의 유언과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토라단은 문돌이 안전했으면 했지만 탱글러쉬는 문돌이 있는 집결 동굴(The Mustering Cave)에 갔을 때 문돌을 만나지 못했으며, 문돌은 암디르에 대한 사전의 경고를 전혀 듣지 못했다. 여러분은 급히 각다귀늪(The Midgewater Marshes)을 가로질러 집결 동굴로 갔으나, 이미 문돌은 암디르에게 심각한 부상을 당해 죽어가는 중이었다. 암디르가 여러분보다 한 발 앞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다. 문돌은 상황이 늦었음을 알지만 이곳에서 활동하는 마지막 순찰자이자 어린 학자인 레니올린드(Reniolind)마저 죽으면 안 된다면서 여러분에게 도움을 청했다. 여러분은 다행이도 늪지 요새(The Marshwater Fort)에서 레니올린드를 만나게 됐다. 레니올린드는 무사했다. 두 순찰자의 죽음에 충격을 받긴 했지만 곧 냉정을 차린 이 어린 순찰자는 브리 마을에 있는 자신의 대장인 성큼걸이(아라고른)에게 이 소식을 전하러 가자면서 각다귀늪 밑의 동굴을 지름길 삼아 이동하겠다고 앞장섰다.


  하지만 암디르는 이미 동굴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레니올린드는 어떻게든 암디르를 돕기 위해 암디르에게 다가갔으나,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아니었다. 암디르는 단칼에 레니올린드를 쓰러뜨린 뒤, '모린(Morin)'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여왕 거미를 불러내서 여러분마저 죽이려고 했다. 다행이도 여러분은 용감하게 모린을 물리쳤고, 죽어가는 레니올린드에게 마지막 지령을 받았다. 아라고른이 이 일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지령 말이다. 그 말을 남기고 레니올린드는 위험천만하고 축축한, 그리고 불쾌한 각다귀늪의 지하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여러분에게서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받은 아라고른은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암디르를 찾아서 처치하는 것 말이다. 대장의 입장에서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혈족을 죽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라고른에게는 중간계의 자유민들을 위해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명 역시 있었다. 모든 순찰자들은 그 사명에 묶여 있었다. 결국 여러분은 아라고른, 렝글린(Lenglinn), 그리고 토르산(Torthann)과 함께 암디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적의 요새로 들어가게 됐다. 그곳에서는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스코르그림이 블랙올드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고, 나즈굴의 마법으로 암디르가 사악한 카르굴이 되는 장면도 목격했다. 그러나 다행이도 나즈굴과 함께 있던 에오간(Eogan), 즉 샤이어의 북부에 있던 고블린들을 부추겼던 정체불명의 남자를 죽이는데 성공했고, 무엇보다도 카르굴로 변한 암디르를 처치할 수 있었다.


  아라고른은 여러분과 함께 달리는조랑말 여관으로 돌아온 뒤, 계속 비탄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사람들이 암디르를 예전의 선량하고 고귀했던 순찰자로 기억할 것이라면서 스스로를 위로해야만 했다. 암디르가 적의 손에 넘어간 사건은 비록 적의 의도가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적이 중간계를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그 세력을 넓히고 있는지를 입증한 사건이었다. 블랙올드, 고블린, 다워핸드 등이 적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중간계 전역을 위협한다면 그 수가 적은 순찰자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었기 때문이다.





작성 : 드라소스

(Drasos, Champion, Silverlode)



"May it be a light for you in dark places, when all other lights go out."
- Lady Galadriel -

DRASOS, Rhymes of Lore, Arkenstone, Elf, Champion, Lv 88.
LAEDAL, Rhymes of Lore, Arkenstone, Man, Lore-master, Lv 78.
반지온 식구, 톨킨연구가, 라이트유저, 취미 번역

▶ 번역 완료
영웅담 인트로, 1부, 2부, 2부 에필로그, 3부 1~9권
샤이어, 에레드 루인 지역 퀘스트 (LOTRO-KOREAN 사이트에 게재)
Spring Festival, Farmer's Faire, Yule Festival 축제 가이드
Helm's Deep Update, World Transfer, Update 17&18 등 오피셜
베오르닝 전문화 특성&스킬
레이드를 위한 종합 가이드
각종 릴리즈 노트 및 개발자 일지

▷ 현재 진행 중
1. 영웅담 3부 6~9권 스크린샷 작업 및 게시물 업그레이드
2. 브리땅 지역퀘스트 번역 및 스크린샷 작업
3.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연재
4. LOTRO-KOREAN 위키 사이트 구축 (중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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