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편. 발리맨 버터버 >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출처(작성자) : 드라소스

작성일 : 14-02-05 11:18 / 조회 : 5,492

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11편. 발리맨 버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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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11편. 발리맨 버터버(Barliman Butterbu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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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맨 버터버

(Barliman Butterbur)


※ 씨앗판 번역 이름 : 머위네 보리아재



    "비가 한 번 내렸다 하면 억수같이 퍼붓는다고요."


    달리는조랑말 여관(The Prancing Pony Inn)의 주인 발리맨 버터버가 막 여관으로 들어온 프로도 일행에게 한 말입니다. 프로도 일행이 이 여관에 도착한 날에는 여관 주인도 놀랄 만큼 많은 손님들이 찾아왔지요. 달리는조랑말 여관은 브리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 중 하나이고, 때문에 그곳의 소유주인 발리맨 버터버는 이 근방에서, 심지어는 저 먼 곳의 이방인들에게도 아주 유명한 인물이었습니다. 브리는 일종의 지리적 요충지입니다. 앙그마르의 마술사왕에게 패해 북왕국(아르노르)의 멸망한 뒤로 에리아도르, 그러니까 안개산맥 서쪽의 광대한 땅에는 요정, 난쟁이, 인간 등 자유민들이 북적거리며 모여 사는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쉽게 말해 인구밀도가 낮았다는 것이죠. 그나마 브리는 브리땅(Bree-land)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브리 마을은 두 개의 큰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이었기 때문이지요.


    옛 아르노르와 지금의 곤도르를 이어주는 왕의 행차길이었던 북남대로(North-South Road)를 많은 이들이 '초록길(Greenway)'이라고 부르는데, 이 길은 아이센가드에서 시작해서 사르바드(Tharbad)를 거쳐 브리로 이어진 다음 여러분이 북부구릉지에 찾을 수 있는 '인던'인 포르노스트를 거쳐 갑니다. (포르노스트는 옛 북왕국 아르세다인의 수도였습니다.) 여러분도 이 길을 직접 걸어볼 수 있습니다만 남쪽으로는 내려갈 수가 없지요. 안드라스(Andrath) 지역에 있는 한 요새를 산적과 혼혈 오르크들이 점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길은 동부대로(Great East Road)입니다. 리븐델과 회색항구(Grey Havens)를 이어주는 길인데, 그 길이는 약 925km(575마일) 정도나 되지요. 이 길은 많은 플레이어들이 직접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샤이어의 미첼 델빙에서 브리까지 이어지는 그 길, 브리에서 버려진여관(Forsaken Inn), 마지막다리(Last Bridge), 그리고 브루이넨 여울(Ford of Bruinen)까지 이어지는 그 길이 바로 동부대로이기 때문이지요. 이 두 길고 중요한 길이 모두 브리를 지나갑니다. 

 

    발리맨은 남쪽에서 올라온 손님들, 서쪽으로 가는 난쟁이들, 그리고 브리에는 잘 나타나지 않던 프로도 일행과 같은 샤이어 호빗 손님들이 하루에 한꺼번에 몰려오니 바쁘다며 기분 좋은 비명, 즐거운 푸념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 좋은 발리맨은 바쁜 와중에도 자신의 할 말을 다해가면서 프로도 일행에게 '호빗 손님용' 방을 하나 내어줬습니다. 프로도 일행은 발리맨에게 일방적으로 이런저런 설명 공세를 들은 뒤 발리맨이 훌쩍 자리를 뜨자 그제야 숨을 쉴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발리맨의 입담이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이 갈 것만 같습니다. 

 

   발리맨이 언제부터 달리는조랑말 여관의 소유주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여관은 대대로 발리맨 가문의 소유였으니, 발리맨의 아버지께서 고령으로 더 이상 여관을 운영할 수 없게 되었을 무렵부터 발리맨이 여관 프론트에서 손님들을 분주히 대접하기 시작했을 겁니다. 워낙 만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아는 것도 많고 혜안이 넓을 것도 같지만 사실 발리맨의 최대 약점은 기억력입니다. 생각해보면 많은 일을 한꺼번에 하는 일과 때문에 뭔가 자주 잊어버리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기억력이 떨어질 나이 때문일 수도 있겠죠. (보리아재 '영감'이라 부르기도 했으니까요.) 다행이도 이런 발리맨을 유쾌한 두 호빗인 놉(Nob)과 봅(Bob)이 주인처럼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도와줬습니다. 비록 기억력을 약점으로 꼽을 수 있긴 해도 묵은숲의 톰 봄바딜과 마법사 간달프는 발리맨을 훌륭한 인물로 생각했습니다.


    프로도 일행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발리맨은 곁으로 다가와서 여관의 휴게실에 모여 있는 바깥손님들과 합석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샤이어의 호빗들을 '이방인'이라 부르는데 (물론 발리맨은 이런 표현에 대해 미리 사과를 했습니다만) 요즘 샤이어의 손님들이 찾는 일이 거의 없어서 프로도 일행이 휴게실에 와주면 여관 분위기가 아주 좋아질 것이라면서 말이죠. 메리는 답답한 여관 안이 싫었는지 밖에 나가겠다고 했는데, 나머지 세 호빗은 휴게실에 나가서 손님들과 어울렸습니다.


    프로도는 자신을 '언더힐(Underhill, 언덕지기)'라고 거짓으로 소개하고 다녀야 했고, 샤이어에서 온 소문과 자신은 전혀 연관이 없는 것처럼 말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 손님들의 질문에 다소 곤혹스럽긴 했을 겁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대체로 좋았고, 호빗 일행은 먼 지방에서 온 여러 소문들을 엿들으면서 바깥 사정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되었죠. 이런 분위기 속에 프로도 일행은 브리에서의 첫 날을 잘 보낼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프로도는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이 있었어요. 누군가가 여관의 구석에서 자신을 계속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프로도는 발리맨에게 그 남자의 정체를 물었는데, 발리맨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곁눈으로 힐끔 보면서 낮은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그자는 순찰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성큼걸이(Strider)'라 한다고 말입니다.


    이후 여관에서 벌어진 사건은 여러분도 다 아실 겁니다. 프로도가 실수 반 우연 반으로 반지를 손가락에 끼게 되고, 여관의 손님들이 깜짝 놀라게 되지요. 프로도가 실수를 하게 되는 경위는 영화와 소설이 다릅니다. 소설에서는 성큼걸이의 충고를 들은 프로도가 식탁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스탭을 밟다가 실수로 뒤로 넘어져 반지를 끼게 되고, 영화에서는 피핀을 말리다가 뒤로 넘어지면서 반지를 끼게 되죠. 어떻게 됐든 반지를 낀 프로도는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오히려 그 사라진 호빗 한 명은 여관 손님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습니다. 손님들은 프로도가 사라지는 걸 똑똑히 봤다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손님들이 불러서 막 휴게실에 도착한 발리맨은 그 사실을 믿지 않았습니다. 성큼걸이로부터 주의를 들은 프로도가 갑자기 나타나서 자신은 여관 구석에서 성큼걸이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고 거짓 해명을 하면서 사태를 조금이나마 진전되는 듯 했습니다. 발리맨은 그렇게 손님들을 놀라게 하면 의심받기 쉬울 거라고 충고를 했죠.


    그러나 사실 실수를 한 것은 프로도만이 아니었습니다. 발리맨 역시 중대한 실수를 할 뻔했어요. 제 3시대 3018 년의 한 여름. 간달프는 프로도에게 남길 긴급한 편지 한 장을 발리맨에게 맡기고 브리를 떠났습니다. '암흑기사'로 변장한 나즈굴들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으니 간달프는 프로도가 즉시 샤이어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었죠. 발리맨은 그 편지를 샤이어의 프로도에게 보낼 방법이 없었습니다. 너무 바빴고, 그렇게 중요하고 은밀한 편지를 맡길 만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가 그 편지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 말았던 겁니다. 프로도는 간달프의 편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의 계획대로 샤이어를 떠나기로 했고, 그렇게 무려 세 달의 시간이 흘러버렸죠.


    발리맨은 여관 휴게실에서 프로도가 사라져버렸던 사건이 있은 뒤 '언덕지기'에게 해야 할 말이 생각났다면서 다시 프로도 일행의 방에 찾아왔습니다. 발리맨은 그제야 자초지종을 변명 삼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간달프로부터 '배긴스'란 이름의 호빗을 찾으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호빗은 '언덕지기'라는 가명을 쓸 것이라는 설명까지 받았다면서 말이지요. 발리맨은 간달프가 긴급한 부탁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으니 자신을 나무토막으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르겠다며 벌벌 떨었습니다. 그리고는 간달프가 프로도에게 전해달라고 했던 그 편지를 꺼내 건네줬지요. 하지만 그때까지 프로도 일행에게 큰 탈이 생기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었고, 발리맨은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배긴스를 찾고 있었다는 정보를 알려줬습니다. 그러면서 프로도 일행을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 날 밤, 예상했던 대로 암흑기사들이 여관을 휘저어놨지만 성큼걸이 덕분에 호빗 일행은 다른 방에서 자고 있었으므로 아무런 피해를 입지 못했습니다. 성큼걸이는 발리맨을 불러서 그 방을 확인해보도록 했는데, 역시 침대와 베개가 모두 엉망이 되어 있었죠. 발리맨은 곧 출발하겠다는 프로도 일행을 위해 말을 준비시키러 마구간으로 갔지만 말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결국 일행은 조랑말을 탈 수는 없다면서 브리의 악한인 빌 퍼니(고사리꾼 빌)에게서 초라하기 짝이 없는 말 한 마리를 은화 12페니를 주고 산 다음 여정을 출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발리맨은 여관이 습격을 받은 사실을 손님들이 알게 되고 난 다음부터 엄청난 곤혹을 치러야만 했어요. 말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에 어떻게든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범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고, 보상은 어떻게 됐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발리맨은 프로도 일행과 간달프가 반지전쟁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 번 등장합니다. 그러나 일행을 반갑게 맞이한 발리맨은 표정에 수심이 가득해보였습니다. 달리는조랑말 여관은 예전처럼 활기찬 공간이 아니었지요. 브리는 반지전쟁 중에 새로운 악당들의 근거지처럼 여겨졌고, 샤이어에는 '샤르키'라는 정체불명의 우두머리를 따르는 악당들이 들어가서 그곳의 탐욕스러운 호빗들과 손을 잡고 활개를 치고 있었죠. 브리로 들어오는 사람도, 브리로 들어오는 물자도 없었기 때문에 장사하는 발리맨에게는 최악의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보다 발리맨을 더 놀라게 한 것은 브리에서 한바탕 싸움이 벌어져서 사람이 죽은 것이었습니다. 라울리 애플도어(Rowlie Appledore), 매트 히더토스(Mat Heathertoes), 톰 픽손(Tom Pickthorn), 윌리 뱅크스(Willie Banks), 그리고 주출돌마을(Staddle)의 '언더힐'이라는 이름을 쓰는 호빗 한 명이 죽었습니다.


    이 싸움을 일으킨 악당의 편에는 문지기인 해리 고틀리프(염소풀 해리, 해리 영감)과 빌 퍼니(고사리꾼 빌)이 붙었고, 브리 사람들은 그들과 대항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여러분이 LOTRO에서 처음으로 받게 되는 스커미쉬 인트로 퀘스트를 보면 폭설이 내린 브리에서 악당들을 물리치며 깃발을 세우는 장면이 나오지요. 그 장면은 반지전쟁 중의 브리의 상황을 고스란히 묘사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브리에는 더 이상 순찰자가 한 명도 없었으니 발리맨은 숲 속에서 울부짖는 늑대, 검고 무서운 그림자 형체들이 스멀스멀 움직이는 지난 겨울의 모습을 끔찍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간달프는 순찰자들이 돌아오고 있고, 브리가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위로를 해주지요. 발리맨은 예전에 이 여관에 머물던 성큼걸이가 바로 '아라고른'이고, 그 아라고른이 새로운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고 맙니다. 하지만 발리맨이 더 놀란 것은 아라고른이 달리는조랑말 여관의 맥주를 훌륭한 맥주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지요.


    발리맨은 프로도와 간달프 일행이 계속 브리에 머물러주길 바랐을 겁니다. 하지만 프로도 일행은 샤이어로 돌아가야 했고, 간달프는 톰 봄바딜을 만나기 위해 묵은숲으로 가야했지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리맨은 프로도 일행에게 샤이어의 사정이 결코 좋지 않을 거라는 귀띔을 해줍니다. 그러면서도 프로도 일행이 예전과는 달리 더 용맹해졌으니 샤이어를 예전 모습으로 되돌려놓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합니다. 프로도 일행은 그 사정을 전혀 모른 채 샤이어에 들어가게 됐고, 결국 적잖은 호빗의 목숨이 희생되긴 했지만 강변마을 전투에서 샤이어의 악당들을 몰아낸 뒤 '샤르키'로 변장했던 사루만과 그 하수인 그리마 웜통을 죽여 샤이어의 평화를 되찾아오게 됩니다.




 

작성 : 드라소스

(Drasos, Champion, Silverlode)

"May it be a light for you in dark places, when all other lights go out."
- Lady Galadriel -

DRASOS, Rhymes of Lore, Arkenstone, Elf, Champion, Lv 88.
LAEDAL, Rhymes of Lore, Arkenstone, Man, Lore-master, Lv 78.
반지온 식구, 톨킨연구가, 라이트유저, 취미 번역

▶ 번역 완료
영웅담 인트로, 1부, 2부, 2부 에필로그, 3부 1~9권
샤이어, 에레드 루인 지역 퀘스트 (LOTRO-KOREAN 사이트에 게재)
Spring Festival, Farmer's Faire, Yule Festival 축제 가이드
Helm's Deep Update, World Transfer, Update 17&18 등 오피셜
베오르닝 전문화 특성&스킬
레이드를 위한 종합 가이드
각종 릴리즈 노트 및 개발자 일지

▷ 현재 진행 중
1. 영웅담 3부 6~9권 스크린샷 작업 및 게시물 업그레이드
2. 브리땅 지역퀘스트 번역 및 스크린샷 작업
3.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연재
4. LOTRO-KOREAN 위키 사이트 구축 (중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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