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편. 톰 봄바딜, 골드베리 >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출처(작성자) : 드라소스

작성일 : 14-01-24 11:41 / 조회 : 7,583

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10편. 톰 봄바딜, 골드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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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10편. 톰 봄바딜(Tom Bombadi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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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봄바딜

(Tom Bombadil)




  헤이 돌! 메리 돌! 링 어 동 딜로!  Hey dol! merry dol! ring a dong dillo!

  링 어 동! 껑충 뛰어! 팔 랄 버드나무!  Ring a dong! hop along! fal lal the willow!

  톰 봄, 유쾌한 톰, 톰 봄바딜로!  Tom Bom, jolly Tom, Tom Bombadillo!


    이런 별 의미 없는 노래를 부르면서 묵은숲(Old Forest)를 뛰어다니는 정체 불명의 노인이 바로 톰 봄바딜입니다. 여러분은 LOTRO에서 톰을 아주 극적인 순간에 만나게 되지요. 달리는조랑말 여관에서 아라고른의 소개로 톰을 알게 된 두 몇 개의 퀘스트를 거치면 거대고분, 흔히 약칭으로 우리가 'GB(Great Barrows)'라고 부르는 곳에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마지막 보스와 전투를 펼치게 되죠. 하지만 그 보스는 사기가 다 떨어지면 다시 꽉 차버립니다. 물론 이런 특성을 가진 적을 처음 만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고분 자체가 워낙 음침한데다 상대는 강력한 보스라 저렙 최초의 '인던'급 퀘스트에서 당황을 하기 마련이었죠. 그래서 여기저기 피해보려고 도망치다가 방의 끝으로 가면 갑자기 벽이 무너지면서 톰이 나옵니다. 그 반가운 얼굴이란! 톰의 힘으로 보스는 죽게 되고, 우리는 고분에서 탈출하게 됐지요. 이런 테마는 소설에서 톰이 프로도 일행을 구해줬을 때를 모티프로 만들어진 겁니다. 안타깝게도 톰은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영화만 보신 분들은 톰의 정체가 궁금하실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사실 톰은 소설을 읽은 분들도 정체를 모를 수밖에 없는 이상한 존재입니다. 프로도가 정체를 묻자 톰은 "아직도 내 이름을 모른다고? 이게 유일한 대답이지"라고 말했습니다. 아리송합니다. 조금 더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단서로는 이런 대답을 들 수 있겠군요. "이 세상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이라네." 톰은 첫 번째 빗방울과 첫 번때 도토리를 기억한다고 합니다. 큰사람(Big People, 호빗들이 인간을 부르는 별칭)들보다 앞서서 길을 만든 존재이고, 작은사람(톰이 호빗을 일컫는 말)들이 이 땅에 도착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여러 모로 톰은 굉장히 오래된 인물입니다. 톰의 아내인 골드베리(금딸기)는 "숲과 강, 그리고 언덕의 주인"라고 프로도 일행에게 톰을 소개했습니다.


    자연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톰은 정체가 분명하게 밝혀진 인물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톰이 자연의 정령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자연 그 자체라고도 하지요. 다른 이들은 톰이 톨킨의 『실마릴리온』에 등장하는 발라(Vala)나 마이아(Maia)일 수도 있지 않냐고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추측은 일반 독자들만 했던 게 아니에요. 로버트 포스터(Robert Foster)는 『중간계 완벽 가이드』라는 책에서 톰을 마이아로 소개했습니다. 여기서 '발라'나 '마이아' 같은 존재는 요정, 난쟁이, 인간, 호빗, 오르크처럼 중간계의 운명에 묶여 있는 존재보다 훨씬 강력하고 상위에 있는, 그리고 세계의 기원에 가까운 초자연적인 존재를 말합니다. 골드베리가 프로도에게 톰을 "그분은 그분입니다."라고 대답한 것을 두고 많은 독자들이 성경의 구절과 비슷하다고 여겼는지 톨킨은 톰이 신적인 존재가 아님을 확실히 못 박아뒀지요. 그러나 독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존재'라는 표현 때문에 여전히 톰을 기원적인 존재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들은 톨킨이 일부러 톰의 정체를 알려주지 않은 것 아니냐고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하고요.


    사실 톰은 소설 『반지의 제왕』보다 20년 더 일찍 세상에 나온 인물입니다. 톨킨의 집에는 '더치 돌'이 있었죠.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지에서 만드는 목재 인형인데, 이 인형의 이름이 바로 '톰'이었다고 합니다. 톨킨은 톰의 모험담을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시를 썼는데, 제목은 「톰 봄바딜의 모험」이었다고 하네요. 이 시에서 톰은 소설에 그대로 등장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여행을 하게 됩니다. 나중에 나온 「톰 봄바딜이 뱃놀이를 하러 가네」라는 시에서는 호빗, 농부 매곳, 브리 등도 등장하며 톰이 마지막에는 매곳의 집에 가서 그 가족들과 춤을 추면서 에일을 마시는 모습이 묘사됩니다.


    소설의 문구들을 보면 톰은 분명 묵은숲의 경계를 잘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걸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톰의 대사 중 가장 먼 곳에 있는 인물이나 사건으로는, 서쪽으로는 농부 매곳, 동쪽으로는 달리는조랑말 여관의 발리맨 버터버 정도가 고작이거든요. 그와 동시에 톰은 묵은숲의 주인이면서 묵은숲의 존재들은 톰에게 묶여 있지 않습니다. 다스리지만 다스리지 않는다는 일종의 동양철학적인 내용도 찾아볼 수 있는 대목이지요. 특히 톰의 초연한 모습은 톰이 프로도의 반지를 손에 쥐었을 때 느낄 수 있습니다. 톰은 놀랍게도 절대반지를 다시 프로도에게 돌려줍니다. 그것도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에요. 절대반지는 톰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습니다. 이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절대반지가 중간계의 역사에서 엄청난 의미를 갖기 때문에 독자들은 톰의 이 초연성을 두고 끊임없는 '존재' 논란을 펼쳐왔던 것이지요.


    톰은 엘론드의 회의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소위 '유명인사'였습니다. 회의에 모인 이들은 톰에게 반지를 주면 안전하게 지킬 수 있지 않냐며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만 간달프가 이를 부인했지요. 절대반지가 톰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처럼 톰 역시 절대반지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거였습니다. 그 말인즉, 톰은 반지를 전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니 반지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은 억측이라는 것이었지요. 간달프의 생각에 톰은 반지를 지켜야 하는 이유조차 이해하지 못할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글로르핀델은 "세상의 마지막에 이르러 모든 존재가 사우론에게 정복당하면 톰도 쓰러질 겁니다. 최초에 있었던 것처럼 마지막을 맞이할 것이고, 세상에는 밤이 찾아올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톰은 요정어로 '이아르와인 벤-아다르(Iarwain Ben-adar)'라고 불립니다. '가장 오래됐으며, 아버지가 없는'이라는 뜻입니다. 북부인들은 톰을 '오랄드(Orald)'라고 부르는데, 이는 고대 영어 oreald에서 톨킨이 변형시킨 말로 '나이가 많은'이라는 형용사입니다. 난쟁이들은 톰을 '포른(Forn)'이라 부릅니다.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단어로 그 뜻은 "고대에 속한"이라는 뜻입니다.


    아마 여러분이 실제 톰을 보시게 된다면 그냥 평범한 노인 (혹은 약간 이상한 분위기의 노인) 정도로 착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겉보기에 톰은 조금 키가 작은 노인인데, 파란색 코트에 크고 노란 신발, 파란 깃털이 꽂혀 있는 낡은 모자를 쓰고 있고, 갈색의 긴 수염에 영롱하게 빛나는 푸른 눈, 미소가 가득한 붉게 상기된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톰에게는 아리따운 부인 골드베리(금딸기)가 있는데, 골드베리에 대해서는 밑의 글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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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베리

(Goldberry)


※ 씨앗판 번역 이름 : 금딸기



    아마 브리 지방에서 퀘스트들을 대충 하고 지나가신 분들에게 '골드베리'라는 이름은 생소할 수도 있겠군요. 특히 묵은숲의 퀘스트들을 (그 숲의 분위기 때문에) 기피하는 분들에게는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골드베리는 묵은숲 구석의 작은 연못에 서 있는 여인이며, 톰 봄바딜의 사랑스러운 아내입니다. 금발의 긴 머리를 갖고 있고, 날씬한 몸매에 신비한 기운을 내뿜는 여인이지요. 하지만 '여인'이라고 부르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요정 여인처럼 고귀한 존재이기는 하나, 요정보다는 훨씬 인간과 비슷하게 생겼고 더 소박하고 땅에 귀속되어 있는 존재이거든요.


    골드베리의 정체는 묵은숲에서 브랜디와인 강으로 흘러드는 위시윈들(Withywindle) 여인의 딸입니다. '강 여인(River Woman)'이 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톨킨도 코멘트를 피했으니 지금까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는 셈이지요. 톰의 경우와 같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거라곤 골드베리가 자연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존재이며, 물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이 있고, 때론 비를 내리기도 한다는 것뿐입니다. 물의 흐름, 비, 계절의 변화 등을 보면 골드베리는 인간의 형상을 한 자연적 존재가 아닐까 추측할 수 있겠군요.


    톰과 골드베리가 결혼을 한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톰이 어느 날 위시윈들 강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호기심이 가득한 톰은 강을 들여다보는 걸 좋아했고, 그 날도 어김없이 강에 수염을 담갔습니다. 그런데 그 수염을 골드베리가 잡더니 강 속으로 톰을 끌어당겼죠. 아마 그때 둘은 마음이 맞았거나 사랑을 나눴을 겁니다. 훗날 톰은 골드베리를 집으로 데려와서 결혼을 했습니다. 둘의 집은 LOTRO에 구현되어 있는 것처럼 묵은숲 동부의 변경에 있습니다. 고분구릉과 거의 맞닿은 곳이지요. 골드베리는 매년 봄이 되면 어머니가 있는 위시윈들 강으로 돌아가 몸을 씻습니다. 그리고 매년 여름의 막바지게 이르면 톰은 골드베리를 위해서 수련을 따러 돌아다니지요. 수련은 골드베리가 겨울동안 물에 담가놓습니다. 묵은숲에서 위기에 빠진 프로도 일행을 구해 집으로 왔을 때에도 톰의 두 손에는 수련이 들려 있었지요.


    톰은 프로도 일행이 떠난 뒤에도 소설에서 몇 차례 더 언급됐지만 골드베리는 이 부분 이외에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톰이 프로도 일행을 고분구릉에서 마지막으로 구해준 뒤, 골드베리에게 준다며 푸른 보석이 박힌 브로치를 가지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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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헬

(Naruhel)

 

 

 

    한편, 터바인에서는 골드베리의 자매로 '나루헬(Naruhel)'이라는 이름의 존재를 LOTRO에 추가했습니다. '나루헬'이라고 하면 아마 생소한 분들이 계시겠지만 이 여인은 영웅담을 진행한 분이라면 누구나 알고 계신, 그리고 결코 피해갈 수 없는 존재이지요. 여러분이 가르스 아가르웬(Garth Agarwen)에서 만날 수 있는 Red Maid, 바로 '붉은 여인'입니다. 물론 나루헬은 소설에 나오지 않습니다. 악의 세력에게 빠져 자신의 존재를 망각한 채 '붉은 여인'이라는 가공할 만한 존재로 타락했는데, 나중에 플레이어가 도와주게 되는 새로운 이야기에 등장할 뿐입니다. 

 

 

 

 

 

 

작성 : 드라소스

(Drasos, Champion, Silverlode)

"May it be a light for you in dark places, when all other lights go out."
- Lady Galadriel -

DRASOS, Rhymes of Lore, Arkenstone, Elf, Champion, Lv 88.
LAEDAL, Rhymes of Lore, Arkenstone, Man, Lore-master, Lv 78.
반지온 식구, 톨킨연구가, 라이트유저, 취미 번역

▶ 번역 완료
영웅담 인트로, 1부, 2부, 2부 에필로그, 3부 1~9권
샤이어, 에레드 루인 지역 퀘스트 (LOTRO-KOREAN 사이트에 게재)
Spring Festival, Farmer's Faire, Yule Festival 축제 가이드
Helm's Deep Update, World Transfer, Update 17&18 등 오피셜
베오르닝 전문화 특성&스킬
레이드를 위한 종합 가이드
각종 릴리즈 노트 및 개발자 일지

▷ 현재 진행 중
1. 영웅담 3부 6~9권 스크린샷 작업 및 게시물 업그레이드
2. 브리땅 지역퀘스트 번역 및 스크린샷 작업
3.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연재
4. LOTRO-KOREAN 위키 사이트 구축 (중단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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