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4편. 엘론드 (2부) >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출처(작성자) : 드라소스

작성일 : 15-11-30 19:50 / 조회 : 5,173

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24편. 엘론드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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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RO에서 만난 소설 속 인물들

- 제 24편. 엘론드(Elro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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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드

(Elrond)



- 2부 : 엘론드와 중간계의 역사(上) -

 

 

 

    중간계에 남기로 한 엘론드는 그곳 요정들과 운명을 같이 해야 했습니다. 우선은 린돈(Lindon)에서 살았죠. 린돈은 제 1시대에 벨레리안드(Beleriand) 땅의 일부로 제 2시대에는 청색산맥(에레드 루인)의 서쪽 해안을 일컫는 지명입니다. 훗날 소설 <호빗>의 영웅 난쟁이 소린 오큰쉴드가 청색산맥의 영주로 있었다는 사실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죠. 제 1시대는 엘론드(1부)에서 알아본 것처럼 '분노의 전쟁' 이후 끝났는데, 그냥 끝나버린 게 아니라 벨레리안드의 땅이 대부분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 어마어마한 지각 변동도 함께 일어났습니다. 린돈은 가라 앉은 땅의 동쪽 경계로, 제 1시대의 추억을 간직한 고대의 땅이라 할 수 있죠. 이 땅의 한가운데에는 룬만(Gulf of Lune)이 있어 북쪽은 포를린돈(Forlindon), 남쪽은 하를린돈(Harlindon)이라 불립니다. 포를린돈은 위대한 왕 길-갈라드(Gil-galad)가, 하를린돈은 켈레보른이 다스렸는데, 켈레보른은 이후 부인 갈라드리엘과 함께 중간계 깊숙한 동쪽으로 갑니다.

 

    오랜 세월 동안 중간계는 평화로웠습니다. 누메노르인들이 배를 타고 찾아와 교류를 했고, 난쟁이와 요정은 교우를 맺어 서로 기술을 공유하기도 했지요. 에레기온(Eregion), 즉 호랑가시나무땅에서는 솜씨 좋은 요정들이 놀라운 세공법으로 진귀한 보물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이후 중간계의 모든 운명을 바꿀 엄청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2시대 1200년 무렵이었어요. 용모가 화려하고 달콤한 언변을 지닌 한 요정이 중간계에 나타나 다수의 요정들에게 말을 걸며 환심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발라들의 사절이자 '선물의 군주(Lord of Gifts)'라는 뜻의 안나타르(Annatar)라고 소개하며 다녔어요. 안나타르는 중간계의 요정 세계에서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린돈에 있던 엘론드와 그곳의 영주 길-갈라드는 그에게 린돈 출입 금지령을 내렸죠. 위험한 존재임을 직감했던 겁니다. 그러나 이 두 현인도 정작 안나타르의 정체에 대해서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안나타르는 린돈의 먼 동쪽 땅인 에레기온으로 가서 그곳의 요정 대장장이들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더니 제 2시대 1500년 경 일곱 개의 '힘의 반지(The Rings of Power)'를 만들었죠. 안나타르는 바로 사우론이었습니다.(LOTRO에서는 안세론(Antheron)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아마르시엘과 관련된 영웅담을 진행하면서 '선물의 군주' 사우론의 모습을 볼 수 있죠.) 당시 대장장이들의 지도자는 중간계에서 가장 손기술이 뛰어났던 켈레브림보르(Celebrimbor)였는데, 1600년 경 안나타르가 모든 반지를 다스릴 절대반지(한반지)를 만들고 나자 그제야 자신들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참고로 켈레브림보르의 할아버지가 바로 동족상잔 비극의 장본인인 페아노르입니다. 켈레브림보르는 늘 할아버지를 뛰어넘고 싶어 했어요.) 난쟁이와 인간의 반지는 어쩔 수 없다손치더라도 요정의 반지는 반드시 숨겨야 했어요. 켈레브림보르는 빌야(Vilya)라는 이름의 '대기의 반지'를 영주 길-갈라드에게 전해줬습니다. 이걸 나중에 엘론드가 갖게 되죠. 나머지 두 반지 나르야(Narya)는 간달프가, 넨야(Nenya)는 갈라드리엘 부인이 지킵니다.

 

    힘을 비축한 사우론은 1695년 에레기온의 요정들을 급습합니다. 지금 LOTRO에 구현된 에레기온은 황폐한 땅이죠. 간혹 요정들의 옛 건물들을 볼 수 있지만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폐허 그 자체입니다. 강바닥마저 말라 있는 이 땅의 아름다운 옛 모습은 바로 사우론의 공격으로 지금과 같이 변해버린 것이었어요. 엘론드는 사우론을 막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갔지만 너무 늦었고, 사우론의 군세도 대단했습니다. 켈레브림보르는 전사합니다. 엘론드는 생존자들을 이끌고 북쪽으로 후퇴한 뒤, 2년 뒤인 1697년 중간계의 명소 중 하나인 리븐델(깊은골)을 세웠습니다. 사우론은 그곳마저, 심지어는 요정들이 불사의 땅으로 가기 위해 마지막 여정을 하는 린돈마저 집어 삼키려고 했습니다. 요정의 세 반지를 모두 빼앗겠다는 심산이었죠. 하지만 엘론드와 길-갈라드, 키르단 등이 지키고 있는 중간계 마지막 보루들은 쉽게 함락되지 않았습니다. 사우론은 1700년, 누메노르의 대형 선단이 도착해 중간계를 지원하자 에리아도르에서 밀려나 동쪽으로 쫓겨났습니다. 이 오랜 전쟁 과정에서 요정-인간-난쟁이가 연합을 이뤘다는 건 아주 고무적인 일이었어요.

 

    1710년에는 요정들이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를 백색회의(White Council)라 합니다. 이 회의에서는 두 가지 결정이 났죠. 하나는 동부 에리아도르의 거점으로 리븐델이 선정된 것이었어요. 선택지는 두 개였는데, 그들은 에레기온을 다시 회복하는 것보다 천예의 요새인 리븐델을 새롭게 꾸미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곳의 영주인 엘론드가 길-갈라드의 부섭정으로 지목된 것이었습니다. 길-갈라드는 이 회의에서 엘론드에게 자신이 지니고 있던 권능의 반지 빌야를 맡겼습니다. 여하튼 다양한 종족들의 끈끈한 연맹과 선한 모든 것을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에 밀려 사우론은 자신의 성채인 모르도르로 도망쳤고, 에리아도르에는 기나긴 세월 동안 평화가 이어졌습니다. 사우론이 누메노르인, 난쟁이, 인간 등을 나즈굴로 만드는 작업은 비밀리에 계속 되었지만 말이죠. 아, 그리고 한 가지 빼먹을 뻔한 이야기가 있군요. 이 회의에는 영주 켈레보른이 참석하고 있었는데, 그를 보기 위해 아내 갈라드리엘이 딸 켈레브리안(Celebrian)을 데리고 왔죠. 엘론드가 켈레브리안을 첫 눈에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 것도 바로 이 회의에서였습니다.

 

    이후 중간계에서 일어난 중 하나 알아둬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장수의 축복을 받은 누메노르인들은 점점 강성해져 감히 발라들의 권능을 넘볼 만큼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거대한 선단을 만들어 인간이 감히 상륙할 수 없는 엘다마르(Eldamar)라는 해안에 접근, 상륙 후 진을 쳤습니다. 그들은 결국 에루(일루바타르)의 초월적인 힘으로 바뀐 지형 아래 깔려 한 동굴에 갇혀버렸죠. 누메노르 섬에 남아 있던 이들도 섬이 가라 앉으면서 몰살 당할 뻔 했는데, 이때 엘렌딜(Elendil), 이실두르(Isildur), 아나리온(Anarion)삼부자가 총 9척의 배를 이끌고 중간계로 갔습니다. 엘렌딜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도 나옵니다. 길-갈라드와 함께 요정-인간 연합군을 이끌고 모르도르로 진군한 영웅이죠. 그가 세운 에리아도르 북쪽의 왕국이 바로 아르노르(Arnor)이고, 그 수도 이름이 이븐딤(Evendim) 호숫가의 아름다웠던 도시 안누미나스입니다. 포르노스트, 아몬 술(웨더톱, 바람마루) 등도 그 왕국의 도시와 요새였죠. 절대반지를 끝끝내 파괴하지 못했던 이실두르와 그의 동생 아나리온은 오스길리아스를 수도로 한 곤도르 왕국의 공동 통치자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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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동맹 전투에서 "자리를 지켜라(Tangado haid)"라고 외치는 엘론드

(영화 <반지의 제왕> 캡처, 엘론드 역 : 휴고 위빙)

 

 

    사우론이 전쟁을 일으킨 건 바로 강성한 곤도르 왕국 때문이었습니다. 모르도르 바로 앞마당(?)에 대놓고 누메노르인들이 와서 살고 있다? 리븐델과 린돈을 함락시키고 요정의 세 반지를 빼앗기 바로 직전에 중간계 요정들에게 합세하여 자신을 동쪽으로 초라하게 퇴각시킨 그 누메노르인들의 두 왕자가? 그는 움바르와 하라드, 즉 곤도르 남동쪽 야만의 지대에 사는 인간들과 누메노르인들(검은 누메노르인)을 불러 그 중 강한 이들에게 마법을 가르쳐줬습니다. 이를 내다본 이실두르가 에레드 님라이스(Ered Nimrais)의 야인들을 불러 동맹을 권유하지만 그들은 나중에 배반을 하죠. 그들이 바로 아라고른이 '사자의 길(The Path of the Dead)'로 들어가 불러낸 망령들입니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에 이실두르는 도움을 받지 못해 사우론은 곤도르의 심장부를 완전히 초토화시켜버립니다.

 

    길-갈라드 대왕과 엘렌딜 대왕, 즉 요정과 누메노르인 사이의 마지막 동맹은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가 나즈굴의 검에 찔린 아몬 술, 바로 '웨더톱'에서 체결됐습니다. 이때가 3430년이고, 전쟁은 3441년에 끝나 제 3시대로 넘어가니 무려 11년 동안 요정-인간 연합군과 사우론 사이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전쟁이 일어났던 것이죠. 3431년에는 길-갈라드와 엘렌딜이 리븐델에 군대를 소집합니다. 이곳에서부터 모르도르로 진군을 했어요. 엘론드도 이 전쟁에서 활약합니다. 길-갈라드의 군사(軍使) 역할을 했죠. 3434년에는 다고를라드(Dagorlad)에서 전쟁이 있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면 프로도가 시신들이 득실거리는 기괴한 습지에 빠졌다가 끔찍한 혼령들에 둘러싸이는 장면이 한 번 나옵니다. 골룸이 구해주는 그 장면이 말이에요. 바로 그 시신들, 그 혼령들이 다고를라드 전투에서 죽은 이들입니다. 요정-인간 연합군의 군세는 대단해 모르도르의 한복판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운명산의 전투에서 사우론을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

 

    하지만 길-갈라드와 엘렌딜은 절대반지를 낀 사우론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 죽었죠. 그런 사우론을 무력화시킨 이가 이실두르입니다. 어둠군주의 손가락을 잘라 반지를 떼어낸 그 장면은 상징적이에요. 하지만 그 후부터가 또 문제였습니다. 영화에는 엘론드 혼자 이실두르를 데리고 운명산의 화염 앞에 가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사실은 엘론드와 조선공 키르단(Cirdan)이 함께 왕자를 데리고 갔습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이실두르는 반지를 갖겠다고 주장했고, 그렇게 절대반지는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이실두르는 창포벌판(The Gladden Fields)에서 오르크들에게 살해당했고, 반지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잊혀버렸습니다. 이실두르에게는 막내 아들 발란딜(Valandil)이 있었는데, 엘론드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발란딜은 요정-인간 연합군이 창설된 3430년에 리븐델에서 태어났습니다. 전쟁 중에는 10대 소년이었죠. 이후 제 3대 아르노르 왕국의 왕이 됩니다.) 엘론드는 이실두르의 후손들을 극진히 지켜줬어요.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그들이 누메노르인들이라는 것. 누메노르인들의 첫 번째 지도자가 바로 엘론드의 쌍둥이 형제 엘로스였으니까요. 이후 사우론은 오래도록 중간계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제 3시대는 그렇게 평화롭게 시작됐습니다.

 

 

 

- 3부. 엘론드와 중간계의 역사(中)로 이어집니다 -



작성 : 드라소스

(Drasos, Champion, Silverlode)

"May it be a light for you in dark places, when all other lights go out."
- Lady Galadriel -

DRASOS, Rhymes of Lore, Arkenstone, Elf, Champion, Lv 88.
LAEDAL, Rhymes of Lore, Arkenstone, Man, Lore-master, Lv 78.
반지온 식구, 톨킨연구가, 라이트유저, 취미 번역

▶ 번역 완료
영웅담 인트로, 1부, 2부, 2부 에필로그, 3부 1~9권
샤이어, 에레드 루인 지역 퀘스트 (LOTRO-KOREAN 사이트에 게재)
Spring Festival, Farmer's Faire, Yule Festival 축제 가이드
Helm's Deep Update, World Transfer, Update 17&18 등 오피셜
베오르닝 전문화 특성&스킬
레이드를 위한 종합 가이드
각종 릴리즈 노트 및 개발자 일지

▷ 현재 진행 중
1. 영웅담 3부 6~9권 스크린샷 작업 및 게시물 업그레이드
2. 브리땅 지역퀘스트 번역 및 스크린샷 작업
3. <소설과 게임 속 인물들> 연재
4. LOTRO-KOREAN 위키 사이트 구축 (중단 상태)

junjihyun님의 댓글

junjihy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영화의 배경은 자막이나 상황을 보며 이해를 하지만, 이와 다르게 게임은 내용을 읽지않고 '수락'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런데 에레기온이 이런 사연이 있는 곳 인지는 몰랐네요.  잠시동안 들려주시는 중간계이야기에 흠뻑 빠져봤습니다. 재미있게 잘 봤어요~ ^^

드라소스님의 댓글

드라소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중간계의 역사를 어느 정도 읽어본 다음에
LOTRO에 그것이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살펴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 ^^

지금은 번역에, 연재에 LOTRO 들어갈 시간이 없지만
나중에 몰아서 중간계 여행 좀 다시 다녀봐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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