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소설 이야기 13 > 반지의제왕 소설 이야기


 반지의 제왕 소설 이야기  출처 :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http://lunarsix.egloos.com

작성일 : 10-04-01 19:04 / 조회 : 4,528

반지의 제왕 소설 이야기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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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 보신 분들을 위한...)
개정판: 반지의 제왕 '소설' 이야기 13


31. 반지 운반자의 임무

"결국 이 곳에 도착했다.", 그는 말했다. "하지만 난 이 일을 하지 않겠어. 반지는 내 것이다!"
...라고 불의 산에 도달한 프로도는 말합니다.

반지의 제왕 소설 전체에서 반지 운반자 (Ringbearer) 프로도 만큼 힘겨운 임무를 맡은 자는 없을 것입니다. 영화에서도 꽤나 잘 표현되었고, 확장판에서 더욱 그 어려움을 자세히 보실 수 있지만, 소설을 읽으면 막판 프로도가 겪어야 하는 고통은 읽는 이의 마음을 심히 아프게 합니다. 그는 거의 혼수상태에 빠진 채로 샘이 이야기하는 샤이어의 모습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걸..."이라는 반응밖에 보이지 못하게 되고, 점점 무거워지는 반지의 무게와 주변에 온통 득실거리는 오크 군사들 그리고 어딘가에서 그들을 추적하고 있는 골룸까지, 모두 어려움과 고통 뿐입니다. 그 모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어 겨우 불의 산에 도달했건만... 이제 반지의 힘이 그를 완전히 사로잡게 되어 그는 반지를 자신의 것으로 선언하고 손가락에 끼우게 되죠.
하지만 여기에서 하나의 기적이 일어나 골룸이 프로도에게서 반지를 빼앗게 되고 반지와 함께 영원한 불 속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소설에서는 너무도 유명한 그의 대사로 마지막을 마무리하죠^^ 프레셔~~스~~~!

돌이켜 생각해 보자면 프로도는 반지를 제거하는 임무에 실패하였습니다. 결국 반지의 힘에 제압당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골룸의 활약으로 결국은 반지는 파괴되었죠. 이러한 것을 미리 예견한 듯한 갠달프의 말이 있죠. '골룸은 아직 뭔가 할 역할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네'. 과연, 그의 속셈은 반지를 되찾으려는 생각뿐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반지 운반자를 불의 산으로 인도하였고 또 그것을 파괴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냈습니다.

소설 '호빗'을 보면 그곳에서 빌보는 골룸을 죽일 기회를 얻습니다. 하지만 그는 마음 한 구석에서 측은한 생각이 들어 그를 그냥 보내주죠. 또, 골룸을 죽여버리자고 계속 주장하는 샘의 의견에 대항해 그를 계속 보살피는 프로도의 마음 또한 연민, 동정심이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두 호빗의 동정심이 결과적으로 온 중간계를 구한 것이죠. 동정심. 반지의 제왕 전체를 흐르는 굉장히 중요한 주제 중 하나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군요.
골룸에 대해 빌보가 가졌던 동정심에 대한 갠달프와 프로도의 대화는 확장판에 추가되었습니다. 모리아 광산에서 골룸이 그들을 뒤쫓기 시작한 것을 알게 된 후에 있지요.

32. 샤이어의 정화

영화에서는 러닝타임상 완전히 생략된 부분이 또 하나 있죠. 앞서 사루만의 최후를 이야기하며 언급하였던, 샤이어의 정화(The Scouring of the Shire) 부분입니다. 수많은 고난과 모험 끝에 리븐델을 들러 결국 샤이어로 돌아온 네 호빗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린 것은 1년 전의 평화로운 샤이어가 아니었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난 하프오크들에 의해 평화를 사랑하는 호빗들은 그들에게 억눌린 채 지내고 있었으며 아름다운 자연은 파괴되고 나무들은 베어졌으며 매연과 폐수를 뿜어내는 공장들이 들어서 있었던 것입니다. 이에 메리, 피핀 그리고 샘은 크게 분노하죠.
샘: "이것은 모르도르보다도 나쁘군요! 훨씬 더요. 우리는 이곳이 이렇게 되기 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프로도: "그래, 이곳이 바로 모르도르야. 모르도르의 작품 중 하나인 것이겠지..."
그들은 마을의 모든 호빗들을 모아 하프오크 깡패들과 맞서 싸워 이깁니다. 이것은 "바이워터 전투"라는 이름으로 호빗들의 역사에 오래도록 기록되게 됩니다. 그렇게 적의 하수인들을 모두 처리한 일행은 프로도의 집이었던 백-엔드로 가서 하프오크들의 우두머리인 샤키(Sharkey)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샤키의 정체는 다름아닌 사루만이었던 것이죠.
"나의 집을 부수고 나서 네놈들의 집은 무사하리라 생각했던 거냐?"
이후의 과정은 앞서 사루만의 최후에서 이야기했던 과정 그대로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하프오크들이 샤이어를 지배하는 모습에 대한 것입니다. 이것이 산업화로 인한 자연의 파괴 그리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계급 생성 등과 유사하다고 생각한 것은 저의 확대 해석일까요? 전투가 끝난 후 샘이 갈라드리엘에게서 받은 선물인 로리엔의 흙으로 샤이어의 나무들을 다시 울창하게 만드는 것을 볼 때에, 톨킨이 자연 환경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군요. :)

33. 이야기의 결말에 대하여

영화에서는 생략된 샤이어 전투 후 중간계는 미나스 티리스의 왕의 귀환으로 그 동안 무법 지대였던 곳들 모두 왕의 통치하에 평화를 누리게 되죠. 하지만 그 평화는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반지 운반자 프로도에게는 해마다 반지의 악령에게 칼에 찔린 날과 쉴롭의 독에 쏘인 날이 돌아올 때마다 그 때의 상처의 고통이 되살아나 그를 괴롭히죠. 또 반지와 사우론의 엄청난 힘과 싸웠던 기억은 단순한 한 명의 호빗이 견뎌내기 힘든 고통이었죠.
결국 그는 회색 항구를 통해 엘론드, 갈라드리엘, 갠달프, 빌보와 함께 서쪽으로 떠나게 됩니다. 정말 슬프죠 ㅠ.ㅜ
"하지만... 주인님도 몇 해 동안 샤이어에서 즐거운 생활을 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 많은 일들을 해내셨는데..."
"나도 한때는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샘, 난 너무 깊이 상처받았어. 나는 샤이어를 구하려 했고, 그 목적은 달성했지만, 나 스스로는 구원을 받지 못했지..."

소설 속, 배는 잔잔한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이 떠나가고, 샘, 메리, 피핀은 해가 질 때까지 그곳에서 아무 말 없이 배가 떠나간 서쪽을 응시하며 서 있습니다. 셋은 서로 한마디 말도 없이 다시 동쪽으로, 샤이어로 갑니다. 집으로 돌아온 샘은 가족들에게 말하죠.
"Well, I'm back."

하아...
소설에서 일행이 회색 항구로 떠나 샘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길이는 두 장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분량입니다. 그러나 그 간결함 속의 비장함과 슬픔은 정말 눈물겹도록 아름답습니다.

영화에서 회색 항구 장면을 유심히 보셨나요? 소설의 두 장이 채 안 되는 분량을 이토록 멋지게 살아 숨쉬는 이별의 장면으로 창조해 낸 피터 잭슨 감독과 등장 배우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이 부분에서 여러 번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갈라드리엘은 호빗들을 바라보면서 단 한마디 말도 하지는 않지만, 웃음 가득한 얼굴을 하고 배에 오릅니다. 그 표정은 엘프 여왕으로서의 권위와 위엄이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장난기가 섞인, 정말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갠달프가 호빗들에게 걸어오죠.
"Farewell, my brave Hobbits!"
"잘 있게나, 나의 용감한 호빗들!"
"... 울지 말라고는 말하지 않겠네. 모든 눈물이 나쁜 것은 아니니 말일세..."
이 마지막 대사의 억양과 톤, 정녕 심금을 울리는 멋진 조화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ㅜ.ㅠ
그리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에 오른 후 돌아보는 프로도가 짓는, 세상에서 가장 슬프면서 또 한편으로는 더 이상 기쁠 수 없을 정도의 그 오묘한 표정... 정말 최고입니다.

마지막 회색 항구 장면과 샘이 집에 돌아가자 어린 딸이 뛰어나와 그를 맞이하고 부인 로즈가 집에서 나오죠. 그리고 샘의 대사. "Well, I'm back."
기나긴 대 여정 끝의 마무리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멋들어진 마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반지온 (반지의 제왕 온라인) - 북미서버 한국 유저 커뮤니티 BANJ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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