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나이가 몇 살이든 군대 얘기를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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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리피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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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남자지만...
군대 얘기를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군대에서 좋은 기억이 별로 없거든요.
다른 사람들의 군대 얘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뻥 치시네..." 하며 그냥 무시하듯 흘려 듣습니다.
오랜만에 '이등병의 편지'를 듣고 있으니...
군대에서의 기억이 또렷하게 떠오르네요.
군대 안가도 되는데 그 놈의 자존심이 뭔지...
굳이 군대를 가서 군병원에 불려 다니며 훈련단 생활을 시작하고...
학생운동 경력 때문에 기무대에 끌려가서 조서 쓰고...
결국 학생운동 경력 때문에 기피 병과에 배속되고...
자대 배치 받자마자 유서 쓰는 것으로 시작을 하고...
휴가는 나가지 못해 결국은 좋아했던 여자애가 보고 싶다는 편지에도
만나질 못하고 첫 휴가 나가니 결혼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낮에는 훈련... 밤에는 문서 작업질...
병장을 달고서도 너무 힘들어 혼자 울었던 적이 여러번 있었죠.
배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탓에 배급이 끊긴 적도 있고...
쌀가마니 안에는 이미 곰팡이가 핀 쌀들로 밥을 먹다보니
허기가 져 다른 것을 먹으려고 해도...
그 흔한 PX도 없어 배를 곯아야했던...
남들처럼 집에다 전화해서 돈 좀 부쳐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 걱정하실까봐 전화도 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그렇게 첫휴가를 병장 달고 나오니...
세상에 적응도 되지 않아 집에서 책만 읽었죠.
1년 8개월만의 사회가 왜그리 낯설던지...
사람은 죄 짓고 살면 안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감옥에서 5년, 10년씩 살다 나오는 사람들은 어떨까 싶더군요.
같이 생활하다 죽어간 전우들과
발이 다 짓물러터져 구멍이 뚫리고...
구타에 머리가 터져 피칠갑을 하고...
그러면서 좋아했던 여자애도 떠나 보내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입 밖에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한번 배설해 봅니다.
== Arkenstone == 2022-12-29 : 반온 텍스트 폰트 이야기 전달 받고 복귀하기 위해 리스타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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